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초이 Apr 02. 2021

불편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진실


둘 이상의 대상을 각각 등급이나 수준 따위의 차이를 두어서 구별함.


차별. 마음이 매우 무거워지는 단어이다. 어쩌면 차별하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가깝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차별은 역사에, 그리고 삶의 순간순간들에 항상 자리해왔다. 우리가 불편해 모른척하고 싶었거나 너무 무뎌져 정말 모르고 넘어갔을 뿐이다.


종교, 문화, 인종, 국적, 성별, 성적 지향 등의 이유로 인류는 차별을 행해왔다. 곪다 못해 크게 터져 우리가 모두 아는 비극이 되어버린 차별의 사건들. 나열해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늘 잘잘못을 가려 어느 특정 무리의 사람들을 비난하려고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무리가 언제든 내가 속한 무리가 될 수도 있다는 불편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진실에 대해 말해보려고 한다.


3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에서 한 백인 남성이 연쇄 총격으로 여덟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중 여섯 명이 아시아인 여성이었다. 반아시아계 혐오 범죄를 멈추라는 목소리가 전 세계에 퍼지기 시작했다. 사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유럽이나 미국 사회에서 반아시아계 혐오 범죄는 급증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이유로 중국인들을 더 나아가 비슷한 생김새를 가졌다는 이유로 아시아인들을 상대로 폭언과 폭력이 행해졌다.


하지만 여러 아시아인들이 보고 듣고 경험하고 느껴온 것을 보면 모든 차별이 다 그러하듯 유럽과 미국 사회에서의 아시아인을 향한 차별도 하루 이틀의 이야기는 아니다. 노랗고 눈이 찢어진 사람들. 꽤 오랜 역사의 시간 동안 잘 살지 못했던 나라들. 아직도 그런 나라들이 많은 아시아. 아무도 나서서 말하지 않았을 뿐 흑인 인종차별만큼 아시아인 인종차별도 새로운 일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계 미국인 가수 에릭 남은 CNN 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훌륭한 역사만큼이나 어두운 역사가 있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그 어두운 역사의 많은 부분들을 경험했습니다. '영원한 이방인'이란 느낌은 애틀랜타가 고향인 제가 종종 '당신은 어디 출신입니까?', 혹은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나요?', '영어를 어디서 배웠나요?'라는 질문을 받는 일도 해당됩니다. 저는 영어가 모국어인데, 그런 질문을 받으면 '내가 여기 사람이 아닌가?', '내가 왜 여기 있지?', '나의 정체성은 뭐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라면 평생 동안 종종 겪는 일들입니다. 이런 식으로 인종차별은 아주 일상적인 방식으로도 존재합니다.”


교육의 부재.


나는 못 배운 사람들이 차별을 행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것들도 학교에서 가정에서 제대로 교육받아야 한다. 세상 사람들의 종교, 문화, 인종, 국적, 성별, 성적 지향이 다 같을 수 없을뿐더러 그러한 기준에 의해 사람에 위아래를 나누는 것, 얼마나 옹졸한 짓인가. 얼마 전, BTS는 입장문을 냈다. 그리고 나도 그들과 같은 생각이다.


우리는 인종차별에 반대합니다.
우리는 폭력에 반대합니다.
나, 당신, 우리 모두는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요즘 나는 자주 고 변희수 전 육군 하사를 떠올리고는 한다. 트랜스젠더지만 군을 사랑했던 군인. 그녀는 '트랜스젠더는 왜 군인이 될 수 없나'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던졌다. 하지만 그녀는 변화할 준비가 되지 않은 한국 사회에 의해 끝까지 비난받았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렸다. 나 또한 수많은 방관자들 중 한 명이었을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녀가 느꼈을 수많은 혐오의 시선들. 얼마나 외롭고 아팠을까. 그녀는 그저 제일 그녀 다운 모습으로 남들처럼만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길 바랐을 텐데.


한국 사회에서 중국인들을 '짱깨'라고 비하해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것도 차별적 발언이 아닌가. 조선족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바라보지는 않는가. 동남아인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말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냥 다 같은 사람이다. 차별은 멈춰져야 한다.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포용할 때 진정으로 더 강해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