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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un 30. 2021

기자에게 워라밸이란?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그게 뭐야? 그냥 워(War)이야.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기자들 중 일과 삶을 분리시킬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물론 그럴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극소수라고 본다. 일이 터져 약속을 취소한 게 몇 번일까. 친구들도 하나, 둘 떠나간다. 일이 터져 자다 뛰쳐나오는 건? 교대 근무에 주말 근무에 공휴일 근무까지... 근무가 없는 날도 추가로 출근하라고 하면 출근하는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내 일을 정말 사랑한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일이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을 차지하게 만들었다. 그런데 그걸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는 싫다. 기자정신은 내가 남을 위해 살고 싶어 키운 것이지 남한테 이용당하며 살고 싶어 키운 게 아니다. 기자정신을 무조건적으로 강요하는 누군가를 마주할 때면 현타가 온다. 그들한테 기자정신이란 건 뭘까? 진실 추구를 가장한 노예근성은 아닐까?



저녁에 고양이 밥을 줘야해서. 분리수거도 있고.
- <이번 생은 처음이라>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단 한 번이라도 당신의 행복을 위해 상사를 거절해 본 적이 있나? 생각해 보면 기자뿐만 아니라 이 세대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청년들이, 워라밸을 포기한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밤늦게까지 도시의 불빛이 꺼지지 않는 게 아닐까? 워라밸은 사치가 되었다.


잘 하고 싶은 마음 안다. 나도 그렇다. 그래도 우리 전쟁 같은 삶에 휴식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 되자. 일에 목숨 걸지 말자. 일은 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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