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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un 27. 2021

누군가의 마지막 길

폴리스라인을 넘나들며 시신까지도 촬영하던 시대를 지나 우리는 시신을 촬영하지 않는 시대를 살고 있다. 시신을 촬영한다는 건 고인에 대한 명백한 인격권 침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장례식장 외부에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빈소, 고인의 영정사진, 유가족, 조문객들을 촬영했는데 이제는 유가족의 합의가 있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외부에서 장례식 분위기만 촬영하며 유가족, 조문객들도 부각되지 않게 촬영한다. 웬만해서는 장례식 취재 자체는 최소화됐다.


개인적으로 장례식 취재를 가면 며칠은 힘들다. 참 많이 갔는데도 무뎌지지가 않더라. 그들이 그를 혹을 그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절절하게 느껴져서 나도 모르게 울컥한다. 그리고 그 감정은 며칠 동안 내 마음을 헤집고 다닌다. 실제로 우는 기자들도 본다. 기자들도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장례식 취재만큼은 아무리 연차가 많이 쌓여도 쉬운 일이 아닌가 보다.


[공지] 유상철 감독 유가족을 대신하여 알려드립니다. 내일(9일)은 발인부터 모든 장례 과정을 가족들만 참석하여 조촐하게 진행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습니다. 따라서, 장례식장이나 장지에 미디어 취재 및 외부인의 조문을 자제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최근 축구 협회에서 고 유상철 감독의 발인 당일 취재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한다. 당연 우리 회사뿐 아니라 타사도 취재를 가지 않았다.


보도 문화가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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