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영상기자들에게 몰래카메라 취재에 대해 물으면 백 명이면 백 명 다 부담스럽다고 말할 것이다. 연기자가 아닌 우리가 몰래카메라로 촬영할 때만큼은 촬영하지 않는 척 연기를 해야 할 뿐더러 사실 몰래카메라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몰래카메라를 피할 수 없을 때가 분명 있다.
예를 들어, 과잉진료 의혹이 있는 병원 내부의 진찰 및 처방 장면이나 비리 의혹이 있는 정치권 인사와의 대화 장면을 보도하기 위해서는 몰래카메라를 피할 수 없다. 그 누가 카메라 앞에서 과잉진료와 비리에 대해 솔직하겠나. 해당 사안이 공적 관심사로서 국민의 알 권리에 부합한다면 몰래카메라 촬영은 어느 정도 허용된다. 몰래카메라는 형사 및 민사적으로 문제의 소지가 있게 되지만 목적의 정당성, 법익 간 균형성, 수단의 상당성, 긴급성, 보충성 등을 이유로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는 있다. 다만, 당사자가 공인이 아니라면 모자이크, 음성변조 등으로 인격권 침해를 예방해야 한다.
밑대기란 몰래카메라를 촬영하는 일종의 방식으류 카메라 렉 버튼을 눌러놓고 카메라를 내린 채 촬영하지 않는 척 촬영하는 것을 말한다. 명함 케이스 몰래카메라, 펜 몰래카메라, 수첩 몰래카메라 같은 몰래카메라도 존재한다. 화질이 좋지 않아 요즘엔 핸드폰이나 오스모포켓을 더 많이 사용하긴 한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몰래카메라 취재는 부담스럽다. 촬영하지 않는 척 연기를 해야 할 때는 마치 죄인인 양 괜히 두리번거리게 된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걸리기도, 걸리면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신고를 당하기도 한다. 더군다나 몰래카메라는 남들이 내가 촬영하는지 모르는 만큼 나조차도 잘 촬영되고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목적의 정당성, 법익 간 균형성, 수단의 상당성, 긴급성, 보충성을 다 고려한 후 몰래카메라 취재를 하면 좋겠지만 사실 아직까지는 몰래카메라로 촬영할 이유가 없는데도 굳이 그렇게 하는 경우도 있다. ‘섭외가 안돼서’와 같은 이유로 몰래카메라 취재를 하는 경우는 줄어들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