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이란 신문, 잡지 등에서 기자, 작가 등의 이름을 밝힌 줄이다.
기분이 참 이상했다. 외신에서는 그 영상을 누가 찍었는지 명시하지 않으면 그 영상을 어디에도 사용하지 못했다. 입력해야만 송고가 가능한 그런 시스템 속에서 일하며 나도 그게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어딘가에서는 당연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더라.
우리 회사의 경우, 방송 영상이 아닌 온라인 기사 원고에는 영상기자의 바이라인이 아예 명시되지 않고 있다. 이건 우리가 아직 뉴미디어 플랫폼에 적응하는 과정에 있어서라고 백번 양보해도 방송 영상에조차도 영상기자의 바이라인이 명시되지 않을 때가 있다. 사람의 실수로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도, 예를 들어, 수어 통역이 들어가는 점심, 저녁 메인뉴스 프로그램의 리포트나 단신에 그리고 기자나 캐스터 연결을 제외한 혼자 현장에 가는 현장 연결에 그런 경우가 많다.
수어 통역. 당연히 들어가야 한다. 배치만 살짝 바꾸면 다 들어갈 수 있다. 현장 연결에 누가 나갔는지도 취재기자나 캐스터가 중간 역할을 해주지 않아도 알아낼 수 있다. 실수도 한두 번도 아니고 바이라인같이 중요한 걸 실수한다는 건 그리고 책임지지 않는다는 건... 이 모든 게 영상기자의 바이라인이 중요하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서는 아닐까?
저작권법에 따르면 성명표시권이란 저작인격권의 하나로 저작자가 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에 저작자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할 권리를 의미한다. 이러한 권리를 저작자에게 부여하는 것은 저작물에 대한 책임 귀속을 저작자에게 물을 수 있도록 하는 것뿐만 아니라 저작물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작자가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2021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해 온 저작권법 전부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개정안에는 방송사가 영상기자들이 제작한 영상물을 사용할 때 반드시 창작자 성명을 표시하도록 하는 등 영상기자의 저작인격권을 인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본래 업무상 저작물의 경우에는 창작자가 아닌 사용자인 법인 등을 저작자로 보아 처음부터 사용자에게 저작권이 모두 귀속되게 하고 있었는데 문체부가 추진한 개정안에는 업무상 저작물 조항을 그대로 유지해 저작재산권은 지금처럼 똑같이 법인이 가지되, 성명표시권을 법인의 의무로 규정해 저작인격권이 어느 정도 보장될 수 있도록 절충적인 조치가 이루어졌다. 업무상 저작물의 경우에도 창작자를 저작자로 봄으로써 저작권이 원시적으로 창작자에게 귀속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저작재산권은 사용자인 법인 등에게 양도된 것으로 간주한 것이다.
난 바이라인 그런 거 신경 안 써~
쿨해 보인다. 그런데 정말 쿨한 걸까? 취재기자의 바이라인이 빠지는 건 어디에서도 본 적 없지 않나. 당연한 권리이고 정말 본인이 가진 권리에 대해 신경을 안 쓴다고 하더라도 그런 말을 한다는 건 부끄러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