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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ul 13. 2021

‘예스’맨의 최후 2

사실 저번 글에서 ‘예스’맨의 최후는 꼰대라는 답을 내려놓고 ‘예스’보다는 ‘노’를 외치겠다고 당차게 말했지만, 현실에서 나는 아직 ‘노’보다 ‘예스’를 많이 외친다.


아니, ‘예스’도 ‘노’도 외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게 제일 정확하겠다. 눈 감고 못 본 척, 귀 닫고 못 들은 척해야 할 때가 많다.


그런 나는 아프다. 서있지도 앉아있지도 그렇다고 누워있지도 못할 정도로 어지럽다. 소화도 안 된다.


 이렇게 살아야 할까? 다들 회사가 쉽지 않겠지만 나는  유독 회사가  쉽지 않을까? 내가, 뭐든 잘해왔던 내가,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이제 시작인데. 이제 한국에서 시작했는데. 벌써 이러면  되는데...


막내가 벌써 표정이 왜 그래? 더 파이팅 넘쳐야지.


그러게나 말이다. 그런데 어느 회사에서나 마찬가지이겠지만 막내라서 온갖 눈치 보고 비위 맞추는 일을 해야 한다. 그 와중에 이러면 이래서 잘못, 저러면 저래서 잘못. 이유도 갖가지다.


몸이 아플 땐 정말 서럽다. 그래도 집으로 오라는 고모와 그 집에 데려다주겠다는 친구, 홍삼, 비타민을 챙겨주는 선후배들이 있어서 오늘도 참 다행이다. 다행스럽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휴가를 냈다. 수액이라도 맞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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