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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ug 24. 2021

약 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낫는 게 아니었다.

약을 먹은  4개월이 넘어간다. 최근엔 조급해지기도 했다. 약에도 돈이 들고 돈을 들이는 만큼 빨리 나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니까. 미용실에 가서 이뻐지길 바라는 마음과 같다.


약을 안 먹으면 공황이 온다. 하지만 약을 먹어도 공황이 올 때가 분명 있다. 그럴 때는 ‘아침 약 까먹었나? 아닌데 나 약 먹었는데...?’ 당황하고 (아직도 당황한다.) 언제까지 약을 먹으면서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별의별 생각을 다 하게 된다.


언제 나아요?


의사 선생님이 옅은 미소를 지으시며 아직 4개월밖에 안됐다고 말씀하셨다. 어떻게 약 먹는다고 하루아침에 낫겠냐고. 그래도 약 먹어야 좋아진다고. 그리고 실제로 공황이 덜 오지 않냐고. 그건 맞다. 참 맞는 말인데 일 년은 더 먹어야 한다고 그리고 평생 먹어야 할 수도 있다고 들으면 답답한 건 어쩔 수 없다.


걱정되는 건 삶에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면 제일 먼저 포기하게 되는 게 정신 건강이 될 수도 있다는 거다. 약 값이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나.


기다림에 지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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