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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Oct 17. 2021

공황

누군가 물었다. 공황은 어떨 때 오냐고.


공황은 극도로 불안할 때 온다.


나의 경우, 사람이 많은 곳이나 낯선 곳에서 공황이 오거나 판단의 오류가 별일 아닌 일을 별일처럼 만들어서 공황이 왔다.


판단의 오류가 별일 아닌 일을 별일처럼 만든다는 게 무슨 뜻이냐 하면 나는 특별히 불안할 상황이 생긴 게 아닌데도 갑자기 그 문제가 발생한 이유나 끼칠 영향을 몇 가지가 아니라 수십 가지를 고민하게 됐다. 그러면서 그 생각 해낸 이유들이 발생한 이유나 그 생각 해낸 영향들이 끼칠 영향을 또 수십 가지를 고민하게 됐다.


예를 들어, 동생의 귀가가 좀 늦을 때면 걱정이 돼도 오겠거니 하면 되는데 나는 누군가가 동생을 해치는 상상을 한다. 해치는 상상을 넘어 동생한테는 미안하지만 동생이 죽는 상상을 한다. 가족들이 슬픔과 괴로움에 빠지는 상상을 한다.


판단의 오류는 자책을 많이 하는 나에게는 쥐약이다. 판단의 오류가 별일 아닌 일을 별일처럼 만들어서 모든 일에 자책하고, 자책할 일이  생길까   불안해하고.  나아가 두려움과 공포라는 감정에 나를 가뒀고 나는 유사한 상황이 생겼을  자동적으로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됐다.


내 고민과 상상이 우주를 초월하지 않도록 생각을 멈추려고 노력 중이다.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게 왜 내가 그렇게 우주를 초월하는 고민과 상상을 하지 않아도 되는지 제대로 인식하려고 노력 중이다. 약은 불안한 마음을 달래주는 걸 도와주지만 결국 내 마음이 나에게 달렸다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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