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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pr 06. 2021

영상기자는 하루살이다.

내가 회사를 다니며 선배들께 제일 많이 한 말은 ‘네’,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신경 쓰겠습니다’ 이 다섯 가지일 것이다.


현장에서 그 순간 아예 못 찍거나 잘 못 찍으면 그 기회는 대부분 다시 오지 않는다. 그래서 영상기자는 하루살이다. 평소에 아무리 잘해도 계속 잘해야 한다. ‘다시 한번 해주세요’를 못하는 경우에 내가 아예 못 찍었거나 잘 못 찍었으면 우리 채널에 그림이 아예 나가지 못하거나 계속 이상한 그림이 나가게 된다. 그래서 모든 현장에서 항상 책임감, 긴장감, 부담감을 느낀다.


한 번은, 현장에서 복귀하고 그림을 뽑을 때 보니 포커스가 다 약간씩 맞지 않았다. 카메라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그걸 현장에 나가기 전에 미리 알지 못했고 현장에서도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카메라는 내 개인 장비다.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스케치는 모두 자료화면으로 대체됐고 인터뷰는 어쩔 수 없이 중간중간 나가야 했다.


실수를 하면 선배들께  진다. 사무실에 욕이 오갈 때도 있다. AP에서 일할   선배께서는 내게 당장  싸서 나가라고 하셨던 적도 있었다. 그렇게 깨져야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 현장에서 같은 실수를 하지 않는  같긴 하다. 깨지고 나면 혼자 노트북에 그림을 띄어놓고 돌려보고  돌려본다. 내가  다르게 했었어야 할까 생각하고  생각한다. 당장   있는  빨리 괴롭운 마음을 다잡는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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