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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ug 04. 2021

경악을 금치 못했다.


퇴근시간 지하철역에서는 열차 하나가 정차하면 사람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와 모두 다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얼마 전, 나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역에 내려 사람들과 함께 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그런데 저기 중간 즈음에서 사람들이 홍해처럼 갈라지더라. 뭔 일인가 했다.


그 즈음에 도착해보니 어떤 할아버지가 계단 정중앙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냥 앉아 있는 게 아니라 누구나 다 볼 수 있게 여자의 나체 사진을 핸드폰에 띄워 이리저리 확대해 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주변에 계단을 내려가는 여자들을 위아래로 훑고 있었다.


보기 싫어도 봐야 했고 불쾌하고 굴욕적인 느낌을 받아야 했다. 나만 그러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그럴거라는 걸 알고 즐기는거 같았다.


성희롱이란 성과 관련된 언동으로 불쾌하고 굴욕적인 느낌을 갖게 하는 행위다. 이게 성희롱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생각해 보니 신고를 했어야 하는데 그 당시에는 너무 처음 겪는 일이라 신고를 하지 못했다. 다음에 마주치면 신고할 거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엔 한국에 유독 성희롱이 일상 속에서 난무하는 것 같다. 나이 불문 왜곡된 성 의식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여자로서 또 그런 남자들이 싫다. 물론 모든 남자들이 그렇지 않다는 건 안다. 잘못한 누군가가 강력한 처벌을 받아야 변할 텐데 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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