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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ug 16. 2021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선물하는 방식


나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선물을 하는 것에 꽤나 익숙해져 있는 사람이다. 직장 동료에게도 수고했다며 커피 기프티콘을 날리기도 치킨 키프티콘을 날리기도 한다. 물론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결제할 수 있는 세상에서 다양한 종류의 기프티콘을 가볍게 선물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경쟁력 있는 아이디어다.


그런데 누군가의 생일날 아니 심지어 이제는 친한 친구의 생일날에도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선물을 하고는 한다. 부피가 큰 선물이야 뭐 어차피 내가 들고 오기도 친구가 들고 가기도 이래저래 무거우니까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선물을 한 게 아닌가 싶지만 언제부터인가 부피가 크지 않은 선물조차도 그렇게 하고는 했다. 이유는 무겁진 않지만 여러 면에서 그렇게 하는 게 제일 편해서였다.


얼마 전, 형님께 이사 선물을 받았다. 형님께서는 나를 언제 마주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박스 두 개를 집에서부터 회사까지 들고 오셔서 차에 실어두시고는 나를 마주치기를 기다리셨다고 한다. 무겁게 들고 가야 했지만 몇 번의 터치로 집 앞까지 배송되어 있는 선물 말고 진짜 두 손이 무거운 선물에는 몇 배의 감동이 있었다. 직접 선물을 건네시면서 톡으로 남겼으면 뻘쭘하지 않았을 축하의 말들을 용기 내 하시고 나도 감사의 말들을 용기 내 하고 이런 게 얼마 만인가 싶었다.


생각해 보니 삐뚫빼뚫한 글씨로 채워진 손 편지도 언제를 마지막으로 건넸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엽서에 그때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담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부치곤 했는데 이제는 여행을 가지 못해 그것마저 하지 않고 있다.


선물은 마음을 담는 건데... 마음을 너무 쉽게, 쉽게 담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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