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사먹어. 학용품 사쓰고.
할머니가 꼬깃꼬깃 접어둔 오천 원짜리, 만 원짜리 지폐를 펴 용돈을 주셨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내가 할머니한테 용돈을 드리고 있다.
할머니는 네가 힘들게 번 돈을 어떻게 쓰냐며 손을 내두르시지만 난 꼭 주머니에라도 넣어드리고 온다.
주변 친구들이 처음부터 너무 많이 드린 거 아니냐고 묻기도 했다.
어차피 그 돈 나한테 있으면 나는 술이나 더 마시지, 할머니가 쓰는 게 나아.
사실 내가 어떤 일을 하면서 돈을 벌지는, 그 방법에 대한 고민은 복잡할 때도 있었지만, 내가 왜 돈을 벌지는, 그 목적은 항상 간단했다. 주변에 마음을 갚기 위해서다.
앞으로 얼마나 더 일을 하고 돈을 벌지 모른다. 나는 오래 일하고 돈 벌 생각이긴 하지만 모르는 거다. 그래서 주변에 갚을 수 있을 때 갚고 싶다. 갚을 수 있는 시기는 따로 찾아오지 않는다. 미루면 더 어려워지기만 한다.
주변 사람들이 내가 번 돈으로 행복하다면 그게 내 행복이다. 아까워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