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버블 밀크티를 그렇게 많이 마셨다. 습관처럼 밥 먹고 담배 피우는 것 같이 밥 먹고 버블 밀크티를 마셨으니까.
한 번은 할머니가 이 맛을 꼭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사가지고 간 적이 있다. 종류도 하나는 기본, 하나는 과일 맛으로 두 잔이나 사가지고 갔다.
세상에 이런 맛도 있구나!
너무 맛있다고 하셨다. 타피오카 펄을 쪽쪽 빨아드시며 여기 이 쫀득한 게 뭐냐고 계속 물으셨다. 얼마나 맛있었으면 아껴뒀다 드신다고 하시며 한 잔은 얼음을 다 빼서 냉장고에 넣으시더라.
우리는 왜 항상 뷔페나 한정식만이 효도라고 생각할까?
물론 뷔페나 한정식도 좋다. 그런데 멕시칸 푸드나 타이 푸드는 어떨까? 같은 맥락으로 버거킹에 가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법을 보여주는 건? 어르신들이 새로운 걸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말이다.
물론 그 새로운 경험이 안 좋은 경험으로 기억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이제는 나이가 드셔서 혼자 시도해 보기도 민망한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게 함께해 주는 것. 그게 진짜 효도 아닐까? 우리가 그들로부터 걸음마를, 젓가락질을 배우지 않았나.
다음에는 조금 민망해도 할머니를 펍에 한 번 데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