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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Mar 15. 2022

한국 내신 vs 외신 언론사 직장 문화

한국 내신에는 기수가 있고 서로가 몇 년 차인지가 중요하다. 선후배 관계가 확실하게 자리 잡혀 있다. 선배님이라는 호칭을 쓰지는 않고 선배라는 호칭을 쓰긴 하지만 항상 선배들께 예의를 갖춰야 한다. 한국 내신에서 실수를 하면 선배들께 깨진다. 사무실에 욕이 오갈 때도 있다. 장점은 하나하나 배운다.


외신에서 실수를 하고도 선배들께 깨진 기억이 없다. 사무실에 욕이 오간 기억은 더더욱 없다. 외신에는 기수가 없고 서로가 몇 년 차인지를 모른다.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선후배 관계가 자리 잡혀 있지 않다. 서로의 이름을 부르고 심지어 부장을 부를 때도 그의 이름을 부른다. 단점은 혼자 배우고 실력을 키워야 한다. 아무도 나에게 뭘 어떻게 하는지 가르쳐주지 않는다.


CNN에서 일할 때는 누구든지 보도국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 참여했다. 보도국 회의는 누군가의 잘 만든, 조회 수 높은 리포트에 대한 축하와 격려로 시작했다. 그리고 의견 제시와 문제 제기가 자유로웠다. 피드백도 바로바로 있었다. 근무 시간에서 한 시간을 빼서 전 보도국 직원이 다양성에 대해 토론하기도 했다. 한 동료가 말했다:


“We really need to make our environment diverse, not just in terms of how we physically look, but in terms of ideas and thoughts in order to produce news with more PoVs, that are more original and that are more relevant.”


여러 시각에서의 참신하고 유의미한 뉴스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거다.


한국 내신은 기자를 파견직으로 고용하기도 한다. 외신은 기자를 파견직으로 고용하지 않는다. 계약직이나 프리랜서는 외신에도 있었으나 그들은 언제든지 대체할 수 있는 사람들로 여겨지지 않았다. 그 수가 많았고 그들은 오래오래 일했다.


최근 한 선배가 극심한 탈모 때문에 모자를 쓰고 온 한 후배에게 제정신이냐고 한마디 하셨다. 모자를 쓰고 오거나, 피어싱, 문신을 하고 온 동료에게 스타일이 좋아졌다며 한마디 나누던 과거 몸담았던 직장과는 달리 현재 몸담고 있는 직장은 많이 경직되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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