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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Oct 25. 2021

사이좋은 모자


지하철을 같이 탄 사람들 중 유독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다. 엄마와 아들처럼 보인 그들은 참 다정해 보였다. 그들은 딱 붙어 이어폰을 한 짝씩 나눠끼고 노래를 들으며 간간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엄마가 넘어질 거 같을 때 아들이 붙잡아주더라.


그렇게 사이좋은 모자를 처음 봤다. 그래서인지 나는 부모님께 다정한 딸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다정하지는 못한 딸인 거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자주 드리지도 않는 나.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건 내가 여유가 있을 때뿐. 그 대화마저도 좋게 하다가 기분이 틀어져 안 좋게 끝마친 게 몇 번인지. 반성하게 된다.


부모님의 감정과 생각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내 감정과 생각은 이해받고 싶어 한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이해하고 싶은 만큼만 이해하려고 한다. 이기적이다.


아직도 철이 들려면 멀었나 보다. 나를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씁쓸할까. 다음에는 조금만이라도  이쁘게, 이쁘게 말하려고 노력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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