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같이 탄 사람들 중 유독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었다. 엄마와 아들처럼 보인 그들은 참 다정해 보였다. 그들은 딱 붙어 이어폰을 한 짝씩 나눠끼고 노래를 들으며 간간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엄마가 넘어질 거 같을 때 아들이 붙잡아주더라.
그렇게 사이좋은 모자를 처음 봤다. 그래서인지 나는 부모님께 다정한 딸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는 다정하지는 못한 딸인 거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자주 드리지도 않는 나.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건 내가 여유가 있을 때뿐. 그 대화마저도 좋게 하다가 기분이 틀어져 안 좋게 끝마친 게 몇 번인지. 반성하게 된다.
부모님의 감정과 생각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내 감정과 생각은 이해받고 싶어 한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이해하고 싶은 만큼만 이해하려고 한다. 이기적이다.
아직도 철이 들려면 멀었나 보다. 나를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얼마나 씁쓸할까. 다음에는 조금만이라도 더 이쁘게, 이쁘게 말하려고 노력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