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떠한 것은 아름다웠고 어떠한 것은 추했다. 어떠한 것은 선이었고 어떠한 것은 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을 동경했던 나는 선만을 따라 사는 사람처럼, 선만을 따라 살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악을 따라 살기도 했는데 말이다.
취한 기분이라는 것은 사실 고통에 가까웠지만 그 고통은 달콤한 반란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그렇다면 선은 무엇이고 악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세상이 규정한 선과 악 사이에서 길을 잃고 방황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더듬어 나아갔어야 한다. 하나의 세계를 깨뜨렸어야 한다. 하나의 세계를 깨뜨리지 못한 나는 나를 찾지 못했고, 내 속에서 확고해지지 못했고, 나의 길을 더듬어 나아가지 못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로 자리에 머물렀다. 누군가에게 설명되지 않는 것을 설명하고 이해를 갈구했다.
절대적인 선과 악은 없다. 그 자체를 봐야 한다. 솟아 나오려는 것 그 자체를 말이다. 그렇게 나에게로 이르기 위해, 나로 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야 한다. 길고도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임의의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의 운명을 발견하는 것이며, 그 운명을 자신의 내부에서 송두리째, 그리고 온전하게 끝까지 지켜내는 일이다.
- <데미안> 헤르만 헤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