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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Nov 19. 2021

나는 오늘 나를 죽이려 했다.

나는 요즘 막 살고 있다. 매일 재즈랑 락 들으면서 위스키 반 병씩 마시고.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떠나고 싶을 때 떠나고.


오늘 2주치 정신과 약을 다 털어먹어버렸다. 수면제가 섞여있어서 죽을 줄 알았다. 근데 못 죽었다. 위가 너무 아파서 계속 토만 한다. 비틀대면서 똑바로 걷지를 못한다. 코끼리 코 돈 사람처럼.


죽는 게 이렇게 어렵다니.


다들 이유를 그렇게 물어보는데 이제는 이유도 딱히 없다. 그러니까 병이 아닐까.


난 거꾸로 서서 세상을 봐
그리고 말을 해 모든 건 잘못됐어
세상도 날 둘러싼 사람들도
모두 삐뚤어졌어
아니 나만
- <삐뚤어졌어> 선우정아


맞다. 이유는 나만 삐뚤어져서다.


죽고 싶다.


동생이 같이 살아서 추악한 꼴을 보이는 게 미안하다.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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