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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Dec 27. 2021

정신과 병동에서 보내는 편지 8


12월 19일


캥거루 할머니 딸은 캥거루 할머니한테 전화할 때마다 성질을 . 그동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그럴까 싶으면서도 조금만 친절하게 말할 수는 없나 그런 생각이 들어. 캥거루 할머니가 많이 우셨어.


시간을 죽이는 이 느낌이 너무 싫어. 아무것도 안 해서 불안하다니까... 친구가 일할 때 아팠던 걸 생각하고 그냥 즐기라는데 그래도 불안해.


폐쇄가 뒤숭숭했어. 묶고 주사 맞히는 건 여러 번 봐도 익숙해지지가 않아. 울부짖는 소리도... 난 어릴 때부터 청소기 돌리는 소리에도 놀랐어... 무서웠어... 두 명이나 그랬거든... 나가면 나 안아줘. 사랑해.


12월 20일


두 번째 금주 수업을 들었어. 이번 수업에서는 알코올은 우리 몸에 어떤 해를 미치는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어. 술을 자주 마시면 뇌가 쪼그라든데. 우울증 때문에 술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알코올 자체가 우울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당분간은 아예 끊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개방에서는 특식이 있어서 밥을 잘 먹었더니 살이 쪘어. 스트레스! 쪄도 나 사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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