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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Dec 30. 2021

정신과 병동에서 보내는 편지 11


12월 25일


크리스마스야!! 엄청 보고 싶다. 데이트했으면 좋았을 텐데.


폐쇄에서 방 같이 쓴 고양이 언니가 퇴원했어. 그동안 여기 가서 저기 욕 저기 가서 여기 욕해서 다들 불편해했는데 가니까 마음이 편하다.


작은 고모가 간식거리를 또 한 보따리 사 왔어. BBQ 치킨이랑 스타벅스 라임 패션티까지...


나 근데 아팠어. 어제도 38도까지 올라는 갔는데 아프진 않았거든 근데 오늘은 38도까지 올라가고 아프더라. 오한도 있고. 체온은 다행히 내려갔는데 그래도 37.5도. 미열이 계속 있는 상태야. 체온이랑 간 수치랑 염증 수치 올라간 걸 왤케 신경 쓰냐면 약 부작용 일 수도 있어서래. 수요일에는 나갈 수 있을까? 제발... 나가고 싶다. 나가고 싶어. 쨌든 메리 크리스마스!!


12월 26일


며칠 아프면서 느낀 건 간호사 선생님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신다는 거야. 환자 곁에서 24시간 한 명 한 명 챙기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아. 고생을 덜 하시게 최대한 챙길 일을 적게 만들고 싶지만 요 며칠 체온이 계속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고 오늘도 38도까지 올라가고 아팠어. 오한도 있고.


캥거루 할머니 딸은 오늘도 전화를 받자마자 성질을 내더라. 내가 다 스트레스를 받아.


내 양쪽 팔은 멍투성이야. 바늘을 하도 많이 꽂아서. 퇴원을 앞두고 왤케 고생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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