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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pr 23. 2022

집 없는 자의 서러움

중도 퇴실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그 사이 영등포 집은 나가지 않았고 전세금은 받지 못한 채 연신내 집으로 전세대출을 돌리면서 갚아야 했던 영등포집 전세대출금을 마련하기 위해 나를 포함한 가족들이 신용대출을 받았고 신용대출 이자만 계속 나가는 상황이었다. 한 달 전, 잡혀있는 4월 출장들 때문에 신경 쓸 시간이 없을까 봐 확인차 집주인께 연락을 했고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만기일에 전세금을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너무 화가 났다. 나는 계약에 책임을 지기 위해 이자면 이자, 관리비면 관리비, 뭐 하나 집주인이 손해 보지 않게 최선의 노력을 했는데 만기일에 당연히 돌려줘야 하는 전세금을 줄 수 없다니.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었다. 전세금 돌려받는 법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내용증명을 적어도 한 달 전에는 보내고 계약이 끝난 후에는 임차권등기 설정하고 추후에 민사조정 진행하고 판결문 받으면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 경매신청도 가능하다고 하더라.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예상됐다. 피로를 덜려면 아직 한 달 정도가 남아있었기에 세게 나가야 했다. 그래서 내용증명을 보냈다.


참 심하시네요. 기가 막힙니다. 그렇게 하시면 시간 오래 걸리는 거 아시죠?


진짜 기가 막혔다. 내가 기가 막혀야  상황에 본인이 기가 막힌다고 하다니. 그래서  세게 나갔다. 내가 심한  아니라 돈이 없다고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나지 않는  만기일에 전세금을 돌려줄  없다고 말씀하시는   심한  아니냐고. 돈을 들고 계셨어야 하지 않냐고. 지금까지  나간 집이 갑자기 나갈 리도 없고 대출을 받든 알아서  마련하시고 돌려달라고. 참고로 건물도 몇채를 가지고 신 사업가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중도 퇴실은 끝까지 답이 없다. 상황은 꼬이려면 아주 제대로 꼬일 수 있더라. 어제도 다시 한번 확인차 집주인께 연락을 했고 집주인은 본인 상황만 늘어놓기 시작했다. 나는 확실하게 그건 집주인분 상황이고 궁금하지도 알고 싶지도 않다고 했다. 정작 본인은 내가 중도 퇴실할 때 내 상황을 이해해 주셨나? 참 뻔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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