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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May 15. 2022

아픈 내가 연애를, 결혼을 할 수 있을까?

전전 남자친구는 내가 처음 병원에 갈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다.


우리는 둘 다 혼자 살고 있었고 의지할 데가 서로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사람은 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내 병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항상 곁을 지켜줬다. 많이 사랑했지만 일 년 후 조울증과 공황장애가 다시 심해지면서 내가 그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다고 느꼈다. 더 솔직히 말하면 그 사람이 힘들어 보였다. 물론 그 사람은 힘들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전과는 달리 그래 보였다. 피해를 주고 있다는 생각에 나는 죄책감이 들었다. 놓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이기적이지만 상처받기 싫은 것도 있었다.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리고 다짐했다. 앞으로 연애를 하게 된다면 다 숨기기로.


그런데 잘 안되더라. 연애라는 게 두 세계가 합쳐지는 거라 그런가 보다. 내 세계는 지옥이고 그건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는 특히나 더 잘 숨겨지지 않는다.


전 남자친구는 아픈 걸 알면서 그걸 지켜보고 받아주지 못하는 자기를 원망하라고 자기는 그런 사람이 못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다. 아픈 내가 연애를, 결혼을 할 수 있을까? 하면 안 되는 걸까? 내가 누군가와 제대로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을까? 아플 때 지켜보고 받아주는 게 힘들 걸 알아서 항상 미안하고 나도 아프고 싶어서 아픈 게 아니라 억울하기도 하지만 피해를 끼치는 걸 알아서 항상 미안하다. 죄책감에 시달리는 연애. 결국 나를 더 아프게 만든다.


당분간은 좀 혼자여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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