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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May 31. 2022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나

나는 날 미워한다. 내 인생은 비극이고 이 비극의 시작이 나라고 탓한다. 내 욕심이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 특히 내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을 낭떠러지로 몰아냈다고 탓한다.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느낀다.


편안하고 좋을 때도 그게 싫어서 깨 버리려고 확 마셔. 살만하다 싶으면 얼른 확. 미리 매 맡는 거야. 난 행복하지 않습니다. 절대 행복하지 않습니다. 불행했습니다. 그러니까 벌은 조금만 주세요. 제발 조금만. 아, 나는 너무 힘들고 너무 지쳤습니다. 엄청나게 벌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발, 제발 좀!
- <나의 해방일지>


그래서 편안하고 좋을 때도 그게 싫어서 깨 버리려고 확 사고를 친다. 살만하다 싶으면 얼른 확.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수도 있는 사고를 과도하게 흥분한 상태에서 친다. 나 자신을 망쳐버리면서 난 행복하지 않다고, 절대 행복하지 않다고, 불행하다고. 엄청나게 벌받는 게 금생에서는 맞는 거라고 근데 너무 힘들고 너무 지쳤으니 후생에서는 벌은 조금만 달라고. 그래서 사고를 친다. 그리고 나락으로 빠지게 둔다. 다 떠나가게 둔다. 혼자 남게 둔다.


의사 선생님께서 조울증의 증상이라고 하셨다. 이유가 없다고.


넌 여전히 한 발 한 발 어렵게 가는구나. 가보자! 한 발 한 발 어렵게 어렵게.
- <나의 해방일지>


한 발 한 발 어렵게 가다 보면 해방될 수 있을까? 과거로부터 조울증으로부터 공황장애로부터 불안함으로부터. 과연 해방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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