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아빠, 엄마. 우리 뇌는 세 명 이상의 관계를 가지면 피로감을 느낀데.
사람은 변한데. 20년 동안 진짜 친했던 친구와 갑자기 멀어져서 결혼식 청첩장은 안 보낼 수 있는 거고 20년 전에 진짜 안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와 갑자기 가까워져서 결혼식 청첩장을 보낼 수 있는 거라고. 인간관계는 늘 변하는 거래. 이걸 알면 공허함과 실망감을 덜 느낄 수 있데. 일찍 알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 많이 휘둘렸잖아. 바보같이. 내가 버려지는 거라고 생각해서.
내가 중심으로 삼아야 하는 인간관계는 아버지, 어머니, 동생뿐이래. 제일 힘든 순간에 그게 언제든 나를 지켜주고 내게 살아가는 힘을 줄 거라는 거야.
솔직히 의지를 못하겠다고 했어. 그랬더니 그러시더라. 나를 엄청 사랑하신다고. 혼자 알아서 잘 해서 놓친 것일 뿐 사랑하지 않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을 거라고.
아픈 걸 숨겨야 하나요?
연애 이야기를 하자면 아픈 걸 숨기는 게 말이 되냐고 하셨어. 그리고 힘들어하는 건 그 사람 몫이래. 그니까 상대방이 힘들어한다고 자책하지 말래.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를 만나는 남자가 그 여자가 너무 많은 시선을 끌어서 힘들어한다고 해서 그 여자가 자책을 해야 될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힘들어하는 건 그 사람 몫이었던 게 맞아. 누군가는 분명 지켜봐주는 걸 마치 별거 아니듯이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하셨어.
연애를 제외한 인간관계 이야기를 하자면 장난인 걸 알면 아무리 상처받았어도 장난인 걸로 넘길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셨어. 장난이 아니라 상처를 주려고 마음먹고 준 걸 알면 그렇게 배려 없는 관계는 정리하면 되는 관계라고 하셨어. 그리고 뭐든 고민과 상상을 보태지 않고 그대로 이해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하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