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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Jun 01. 2023

필라테스와 풋살, 좀 다르지만 둘 다 좋은 이유


초등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축구랑 농구를 했다. 운동을 할 때 여름에도 겨울에도 반바지 운동복을 입는 걸 좋아해서 동네 사람들이 다 쳐다봤던 기억이 있다.


대신 나는 헬스 같은 기구 운동은 해보지 못했다. 돈 안 들이고 하는 운동을 했다. 친구들이 다이어트나 코어 운동을 한다고 기구 운동을 할 때 나는 공이랑 사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축구랑 농구를 했다. 뭐 특별히 축구랑 농구를 잘 했다기 보다 남보다 민첩했고 오래, 빨리 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마저도 대학생부터는 하지 못했다. 바빴고 여유가 없었다. 두세 시간 잤던 나에게 운동은 생활 근육을 키워준 아르바이트가 전부였다.


한국에 와서 자리를 잡고 기구 운동에 눈이 갔는데 결국 나는 필라테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헬스도 헬스지만 하는 일이 카메라를 포함한 무거운 장비를 많이 드는 일이다 보니 몸의 불균형을 잡고 싶었다. 디스크를 앓는 선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필라테스를 이쁜 옷 입고 이쁘게 매달리거나 자세 잡는 운동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일단 이쁜 옷 입지 않아도 되고 매달리거나 자세 잡을 때 미친 코어 운동을 할 수 있다. 코어뿐 아니라 대근육, 소근육을 다 풀어주니 너무 시원하다.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었지만 다이어트가 되더라.


하지만 나처럼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공과 사람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도 포기하기란 쉽지 않았다. 계속 생각이 나더라. 다 같이 골을 넣겠다는 그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하는 운동. 그래서 결국 나는 풋살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오른쪽 미드필더다. 라이트 윙으로 부르기도 한다. 손흥민 자리다 (자리만).


운동은 세상에 몇 가지 안 되는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 것들 중 하나다. 하면 할수록 늘고 안 되는 것도 되게 만든다. 물론 나는 선수가 아니지만 그런 점에서 운동은 나에게 활기를 준다. 실제로 퇴원 후 운동을 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기도 했다. 규칙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들이 바뀌니 말이다. 지금 움직일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아프다면 조금, 아주 조금 기분이 나을 때 아주 조금이라도 움직여 보라고 꼭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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