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늘었네? 몰랐다 야. 어디든 믿고 보낼 수 있는 정도는 되네 이제.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지만 누군가든 딱히 춤추기를 바라지 않는 현대 사회에서 칭찬은 웬만해서는 듣기 힘들다. 특히나 영상기자는 아웃풋이 그림인데 그림은 아무래도 사람마다 보는 기준이 다를 수 있어서 주관적인 피드백이 들어가기에 조언이나 충고가 필요 없는 그림은 잘 없다.
그리고 막내 때나 선배들이 매일 그림을 봐주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선배들께 그림을 들고 가지 않는 이상 피드백을 받을 일이 잘 없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던 중, 전체적으로 그림을 봐주시겠다고 해서 한 명씩 선배께 그림을 들고 갔다. 사실 욕먹을 각오를 하고 갔는데 그림을 안 멈추고 끝까지 플레이를 하시길래 (보통 한 컷마다 멈추신다.) 뭐지 싶었는데 칭찬을 받았다. 안도감이 들었고 신기했다. 칭찬을 받을 수도 있는 거였구나 하며.
후배들이 이제 열두 명이 생겼고 워낙 빠르게 치고 올라오다 보니 긴장감을 놓고 살았던 건 아니다. 그리고 병가를 내며 6개월을 쉬기도 했고 내 상황이 상황인지라 항상 더 잘 하려고 했던 것도 있다. 그래도 잘 하는 건 보통 티가 안 나고 작은 실수도 큰 방송 사고가 되는 직업 특성상 못 하면 티가 나기 때문에 잘 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뿌듯했고 그동안 헛고생한 게 아니구나 싶었다.
6년 차에 이런 중간 점검은 내가 하고 있는 일에 확신을 준 건 맞다. 하지만 긴장감은 계속 놓지 않을 것이다. 들떠있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알고 있다. 무엇보다 너무 늦었다. 더 잘 하고 싶고 잘 해야 한다. 열심히 하는 건 이제 별 의미가 없다. 다 열심히는 하기 때문이다.
딱 하루만 기뻐하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