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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Mar 27. 2023

그 말이 고마웠어요.

회사에서 취재 시 우리를 이곳저곳 태워다 주시는 분들이 있다. 나는 여자지만 우리는 모두 그들을 ‘형님’이라고 부른다.


아프기 전의 나는 그분들과 친밀하게 지냈다. 오디오맨 없이 다녔던 나는 그분들께 많은 도움을 받았다. 한 번은 부감을 찍어야 하는데 옥상 난간이 너무 높았다. 주위를 둘러보니 벽돌이 많아서 그 위에 트라이를 세우고 싶었으나 벽돌이 그냥 벽돌이 아니라 너무 무거웠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오기 시작했다.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없어서 형님께 전화로 상황 설명을 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형님은 그날 기꺼이 나를 도와주시고 비를 맞으며 취재하는 날 위해 우산까지 씌워주셨다.


나에게 그분들은 아빠뻘이 시기도 해서 더 예의 있게 대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쳐도 나는 사람들에게 잘하면 다 각자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이 될 일이 없다. 그래서 항상 후배들에게 예의 있게 대하라고 가르친다.


그날 첫 출근이었는데 식사 맛있게 하시라고 말해준 게 그렇게 고맙더라고요.


입원해 있는 사이에 형님들이 거의 다 바뀌었고 바뀐 형님들과 친밀하게 지낼 타이밍을 놓쳤다. 그래서 전보다는 친밀하게 지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말의 힘은 컸다. 나는 내뱉은 지도 몰랐던 별거 아니었던 한마디지만 누군가에게는 별거였던 것이다. 시실 부끄럽지만 나는 그분이 새로 오신 형님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들어서 놀랐다.


그분들을 이유 없이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데 펜과 카메라를 드는 우리들이 그분들보다 위라는 생각이 저기 밑에 깔려있는 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기자도 별것 없다. 오히려 기자이기 때문에 각자 본인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바꾸는 건 쉽지 않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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