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부터 취재를 하고 오면 어깨가 아팠다. '뭐 무거운 장비 드니까 그러겠지, 어쩌겠어'라는 안일한 생각과 함께 오랜 기간 방치했다. 그러다 가벼운 접촉사고가 났다. 취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멈춰있었고 졸음운전을 하던 운전자가 우리 차량을 박았다. 가벼운 접촉사고였지만 부장께서는 엑스레이를 찍어오길 원하셨고 다행히 다른 사람들은 문제가 없었지만 나는 교통사고 때문은 아닌 것 같지만 어깨가 무너져 있어 보인다고 MRI를 찍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일주일 후, MRI를 찍었다. 무거운 장비를 주로 드는 오른쪽 어깨에의 뼛조각이 혈관을 누르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동안 아팠을 텐데 왜 병원에 오지 않았냐고 물으셨다. 나는 그저 병원에 잘 다니지 않는다고 멍청하게 답했다.
교통사고 후로, 평소에 어깨가 아팠던 것보다 더 자주, 더 오래 어깨가 아파지기 시작했다. 염좌 및 긴장 상태라 더 그럴 거라고 하셨다.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 그러다 방송사고를 냈다.
카메라를 핸드헬드 포지션으로 팔과 어깨 힘으로 들고 라이브를 하는 코너가 있는데 리허설을 할 때도 아무렇지 않았고 라이브 스탠바이를 할 때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큐 사인이 떨어진 순간 갑자기 양손 손가락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카메라가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고 내가 제대로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양손이 카메라를 가운데에 두고 서로를 더 밀쳐내기 시작했다. 큰 이질감에 카메라를 던져버리고 싶었지만 정말 겨우 참았다.
신경 검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신경 검사 결과가 좋지 않았다. 아마도 교통사고로 인해 신경이 다친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이후로, 물리치료와 근육주사, 신경주사를 병행해 맞으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다.
몸이 재산인 일을 하고 있는 나에게 특히 목 디스크라는 의사 선생님의 판단은 치명타였다. 물론 정도가 심하진 않지만 심해질 수 있기에 계속 관리해야 한다. 오디오맨도 없이 다 짊어지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시절이 생각났고 뭔가 씁쓸했다. 하지만 저려오는 팔을 느끼면서도 내가 걱정하는 건 내가 앞으로 낼 혹시 모를 방송사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