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너라서

삶의 모든 여정 속에

by 초이


미친 듯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나를 두고 너는 내가 제발 살았으면 좋겠다고, 우리가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어. 너는 내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했어. 그런 널 보면서 나도 너가 걷는 발걸음 하나하나를 따라 걷기 시작한 것 같아.


너는 나를 하루하루 살게 했어. 치료도 치료지만 나보다 나를 더 믿어주는 사람이 나에게 나도 할 수 있다고 지켜봐 주니 나도 나를 믿어주고 싶어지더라. 맞아, 나에게도 희망 뭐 그 엇비슷한 게 생겼던 것 같아. 그렇게 네 곁에 며칠, 몇 주, 몇 달 뒤에 있을 내 모습을 그릴 수 있게 됐어. 그랬던 내가 이제 몇 년 뒤에, 아니 한평생 네 곁에 있는 나의 모습을 그리고 있네.


너가 필요한 게 아니라 너를 원해.


결혼이란 뭘까 많이 생각하는 요즘이야. 사실 나는 결혼이 너무 하고 싶었어. 결혼을 하면 마치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거든. 그렇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알아. 해결책이 될 수 없고 그 해결책은 나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도. 결혼으로부터 찾으려던 건 숨을 구멍이었더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나는 내가 비겁하다는 생각을 했어. 풀어나가야 할 게 많은 것 같아. 숨는 건 이제 안 해. 그런 의미에서 결혼은 숨을 구멍이 아니라 또 한 번의 성장인 것 같아.


내가 걷는 발걸음 위에, 삶의 모든 여정 속에 네가 함께일 거라 참 다행이야. 감사하고 또 감사해. 좋은 일들만 있을 수는 없을 거야. 뜻대로 되지 않을 거야. 어렵고 힘든 일들이 더 많겠지. 그래도 함께 걸어가 보자. 서로에게 기댈 곳을 기꺼이 내어주며. 그 끝에 우리는 더 단단해져 있을 거야. 믿어 의심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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