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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이 Apr 02. 2021

우울증

죽고 싶었다. 달리는 차에 그냥 뛰어들기를 몇십 .미친 사람처럼 울고  울었다. 고인이  샤이니 종현은 이렇게 말했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 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 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 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 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태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 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나도 그랬다. 날 미워했다. 내 인생은 비극이고 이 비극의 시작이 나라고 탓했다. 내 욕심이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사람들, 특히 내가 제일 사랑하는 가족을 낭떠러지로 몰아냈다고 탓했다. 나한테서 도망치고 싶었다. 근데 그게 나 자신이었다. 숨이 막혔다.


끝내기 참 쉽지 않더라. 그 정도 용기도 없는 사람이었다. 맨 정신으로 살 수 없어 술에 매달렸다. 매일 마셨다. 그러고는 쓰러져 잠들었다. 아침이면 또 다른 하루에 절망했다. 혼자였다. 외로웠다.


다 내려놔야 했다. 살려면 그래야 했다. 일단 홍콩을 떠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프리랜서로 계속 일했다면 정규직 자리가 났을 때 먼저 기회가 생겼을 텐데 그런 게 다 필요가 없더라. 마침 부모님도 아예 한국에 들어올 거 같다고 하셨고 못 들어오게 되시더라도 한국에는 친척들이 있다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렇게 나는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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