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적의 결실, 과테말라 커피 (1)

테라로사, 과테말라 원두 이야기

by TERAROSA 이윤선


과테말라 원두는 단단한 바디와 또렷한 산미, 그리고 잘 익은 과일을 떠올리게 하는 풍미가 매력적입니다. 높은 고도에서 천천히 익은 커피 체리는 단단한 밀도를 가졌고, 큰 일교차 속에서 당과 향을 차곡차곡 축적하며 깊이 있는 맛을 만들어내죠.


매달 가장 신선한 커피를 가장 좋은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이달의 테라로사 KING of KING 콩',

2월의 테라로사 KING콩은 과테말라 커피입니다.


이 원두를 여러분께 소개하게 되기까지의 시간과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우에우에테낭고 한 농부와의 인연, 그리고 그 안에 쌓인 이야기를 전해보려 합니다.




테라로사를 찾아온 낯선 농부


알레한드로를 처음 만난 날은 2012년 11월, 서울 카페쇼가 한창이던 때였습니다. 박람회 기간이라 산지에서 많은 손님들이 방문하던 와중, 수더분한 얼굴을 한 외국인이 저희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테라로사에 커피를 팔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그때 알레한드로는 양볼이 꽝꽝 언 모습을 한 채 한 손에는 커피 샘플을 들고 서 있었는데요. 커피에 대한 일념 하나로 과테말라에서 서울까지 왔다는 그의 이야기는 그날의 차가운 공기와 함께 또렷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먼 길을 찾아온 알레한드로를 빈 손으로 돌려보내야만 했습니다. 그가 들고 온 커피는 아쉽게도 우리의 품질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죠.


커핑.jpg Ⓒunsplash

우리의 우려와 다르게 알레한드로는 포기를 모르는 남자였습니다. 이듬해에 다시 수확을 마친 커피를 들고 또 다시 한국에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원하는 품질 기준에는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처음처럼 빈손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알레한드로와 우리는 함께 커핑을 하면서 무엇이 부족한지, 우리가 기대하는 품질이 어디까지인지 등에 대해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누었고 테라로사가 지향하는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비록 이 때 당시 구매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만큼은 결코 가볍지 않았습니다.




노력으로 증명한 우에우에테낭고의 가능성


KakaoTalk_20260203_103606463_09.jpg Ⓒ Yunseon Lee

사실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라는 지역이 커피 산지로서 얼마나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그 누구보다 산지 사정을 잘 아는 저로서는 이 농부와의 대화가 정말 유의미한 것이었나 고민이 깊었습니다. 커피는 결국 땅과 날씨가 함께 빚어내는 농산물이니까요. 그들이 속해 있는 지역의 환경과 기후의 보장 없이는 품질 변화도, 개선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알레한드로의 노력과 시간은 무의미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던 품질 평가를 바탕으로, 고향으로 돌아가 여러 가지 생산체계를 변경하고 실수들을 줄여나가기 위해 주변 농부들과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렇게 매해 조금씩 원두의 품질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KakaoTalk_20260203_103606463_05.jpg Ⓒ Yunseon Lee

그리고 3년여의 시간이 흐른 2015년, 과테말라에서 온 컨테이너가 마침내 부산항에 도착했습니다. 알레한드로를 비롯한 주변 농부들의 커피가 테라로사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2015년을 기점으로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지역의 농부들과 좀더 긴밀한 교류를 이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서로가 서로의 땅을 오가면서 지식을 나누었습니다. 산지를 찾아가 토양과 기후를 함께 살피고, 수확철에는 펄핑이 한창이던 워싱스테이션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그렇게 쌓아온 학습을 실행하면서 커피 품질은 점차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2026년 현재, 알레한드로를 비롯한 농부들은 이제 우에우에테낭고 지역의 대표적인 고품질 커피 생산자로 전 세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답니다. 스페셜티 커피 바이어들에게도 입소문이 자자해지면서 커피 수확기가 끝나기 무섭게 커피가 팔리고 있습니다.




시간과 노력이 빚어낸 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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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203_103606463_03_원두체리.jpg Ⓒ Yunseon Lee

모든 농사는 변화를 시도한 후 결과를 보기까지 긴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커피의 경우 나무를 심어 열매가 맺기까지 3년, 그리고 그 열매를 일년에 한 번 수확해 가공을 거쳐 맛을 보기까지의 한 사이클에 필요한 최소 단위가 일 년입니다. 그러다 보니 한 해의 농사의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최소 일년을 기다려야 다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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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60203_103606463_08.jpg Ⓒ Yunseon Lee

특히나 농장마다 서로 다른 지형과 기후에 둘러싸인 우에우에테낭고는 변화가 곧바로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어렵기 때문에 그 인내의 시간이 무엇보다 길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몇 년간 포기하지 않고 쌓아온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더 이상 커피 샘플 없이도 인정받는 커피 생산자가 된 것이죠.


다음 편에서는 알레한드로가 있는 우에우에테낭고를 직접 방문해 수확철 게이샤 커피를 처음 마주했던 이야기와 이 원두가 고품질 원두의 상징이 되기까지 노력의 과정들을 들려드리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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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에, 2월의 테라로사 원두를 먼저 만나보셔도 좋겠습니다.

2월의 테라로사 KING콩은 [과테말라 에르윈 부르봉&티피카]인데요. 우에우에테낭고의 높은 고도와 긴 시간이 만들어낸 단단한 산미와 깊은 단맛을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 테라로사 공식몰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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