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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종대 Nov 04. 2022

수수께끼 그것이 알고 싶다

수수께끼 말 문화이다

수수께끼는 말(문화이다

인간의 삶에서 말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인간의 역사는 말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군신화 내용을 빌리면 우리 한민족의 역사는 환웅이 아버지인 천제 환인에게 ‘인간 세상을 구하고 싶다’는 말로 시작되었다. 인간의 진화론적 관점에서 말의 시작을 유추해 보면 위험의 알림, 욕구와 감정의 표현, 도움의 요청 등 생존을 위한 신호와 표현으로부터 생활, 유희, 교훈 등으로 수백만 년 동안 축적되고 발전되어 말 문화를 형성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인류사에 영향을 끼치고 기록으로 남겨진 신의 말이나 지배자의 말은 아니지만 민초(民草)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서 송쌤의 삶을 통해 경험한 말 문화로는 이야기, 속담, 격언, 징조어, 비속어(욕설), 은어, 사투리, 말놀이(수수께끼 외) 등이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 무릎 위에서 손자 손녀들에게 전해지고 전해졌던 옛날이야기, 권력자들의 비리를 보고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라고 비유했던 속담, 정월대보름날 ‘정월 대보름 달이 붉으면 흉년이 든다!’는 어른들의 말 때문에 심장 두근거리며 떠오르는 달 색깔을 유심히 관찰하게 했던 징조어, “엄마한테 캤나 안 캤나?”(엄마에게 말했나 말 안 했나) 다른 지역 사람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던 지방 고유의 사투리 등 이러한 말 문화들이 시대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대부분 사라지거나 바뀌고 있다.      

  

이처럼 사라지는 것과 반대로 새로 생긴 말 문화가 있다. 줄임말이다. 새로운 정부의 출범 때마다 인사에 대한 비판을 줄임말로 하는 언론 문화가 생겼고 또래 집단만이 통용되는 줄임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고’의 줄임말 ‘아나바다’가 재조명되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사라지거나 새로 생긴 말은 아니지만 어떠한 상황에서 대체되거나 바뀐 말이 있다. 어떤 위험한 순간에 자신도 모르게 입에서 튀어나오는 말이 어릴 때는 “엄마야!”, 결혼한 여성의 경우에는 “시어머니야!”였다. 이렇게 위험 순간에 무의식적으로 나왔던 ‘엄마야!, 시어머니야!’ 말은 현재 “오 마이 갓!”으로 바뀌었다. 욕도 마찬가지다.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했던 김병현의 별명 ‘법규형’으로 대신한다. 긍정적으로 보면 지구촌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고 부정적으로 보면 말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시대적 현상이다.      

  

말을 대신할 수 있는 기기의 발달과 새로운 언어문화의 일상화, 말을 전파하는 매체의 다양화로 인류의 역사와 함께 전승되고 유지되었던 다양한 말 문화가 많이 사라지고 있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사라지지 않고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있다. 수수께끼이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이유로는 수수께끼의 재미가 현시대 사람들에게도 유효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단행본으로 계속 출판되고 있으며 세 번째는 이러한 효용성의 가치로 인해 초등 국어 교과서에 실려 제도권의 틀 속에 다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수께끼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말 문화를 살짝 언급한 것은 수수께끼가 현재 교과서나 단행본 책과 같은 출판물,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를 통해 심심풀이 땅콩용으로 사용되고 있을지라도 민초의 입을 통해 전해지고 전해졌던 다양한 말 문화 속에 하나라는 것을 짚고 넘어가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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