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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사람들에 관한 주관적 견해

도대체 이 사람들 왜 이러지??

by Eugene Ahn

필리핀에 오시면 최소한 우리나라에서 우리가 알고 지냈던 사람이라는 존재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사건들을 빈번하게 겪게 되실 것 같아요.


서두가 거창하고 심각한 것 같지만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필리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른바 상식, 개념, 도리..


이런 부분들이 대한민국 사람의 눈높이로 봤을 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해서입니다.

그래서 필리핀에 오래 살고 있고 나름 공부와 경험을 통해 느낀 저의 주관적인 의견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시작해 보겠습니다 ~
비단 필리핀 만이 아니라 해외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겪어본 결과 많은 나라의 사람들은
호의와 친절이 계속되면 결국 당연한 권리로 받아들이는 것은 사람의 기본적인 습성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이건 저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어느 정도는 해당하는 일들이 아닌가 생각도 해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교육열과 가정교육, 그리고 상식의 각인이 가진
강력한 힘이 몰상식과 무례함의 힘을 누르고 있어서…


‘내가 이러면 안 되지,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 질서와 상식을 지켜야 한다’..

이런 것들이 뼛속 깊숙이 각인되어 있기에 절제라는 하는 최소한의 힘을 발휘하게 되죠

그래서 우리는 필리핀에 여행 와서 우리를 불편하게 게 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 몰상식함 무례함에 '사람이 어떻게 이렇지?'라는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당연히 그 사람들이 그러면 안 되는 것이 정답이기도 하고요~

그러나 우리와는 달리 필리핀의 교육은 오랜 식민 통치와 정치적인 이유 그리고 역사적인 이유로
우리와는 확연히 다른 제도와 개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긴 시간과 공간을 빌어 자세히 설명드릴 수는 없지만. 필리핀 사람들은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고 그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삶의 무게로
돈벌이에 나서야 합니다.


그로 인해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받아야 할 당연한 가정교육과 학교 교육을 제대로 받을 기회가 줄어들고 부모들도 아이들에게 할애할 시간을 만들지 못하는 사회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이렇게 놓아두면 안 되지만 태생적으로 가난하고 임금도 적으니 어쩔 수 없이 돈을 벌어야 하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시킬 수 없는 상황이야…’그래서 어쩔 수 없어.. 가 아니고


대를 이어 이렇게 살아온 사람들이라서 엄마는 할머니에게 배운 것이 없었고 나도 엄마에게 배운 것이 없으며 나도 자식들에게 어떻게 무엇을 가르쳐야 되는지 모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필리핀에 오셔서 만나는 아이들을 보시고는 “이 시간에 왜 학교를 안 가고 저렇게 구걸을 하거나 뭔가를 팔고 있지?’ 하고 궁금해하셨었죠?


이 어린이들은 엄마가 일터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먹거리와 앞가림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자라나서 성인이 되면 우리가 여행 오셔서 만나는 필리핀 직원들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이런 그들에게 우리의 잣대에 맞는 상식과 개념은 당연히 엄청난 차이를 가질 수밖에 없죠
그냥 이 사람들은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자라 온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게다가 그들에게 여러분은 처음 보는 사람들이고 외국인이니까, 어떤 사람들은 좀 더 막 대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친절하게 더 잘해 드리려고 노력하겠죠~

이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좀 더 해 드리자면…
필리핀 사람들의 기본 소득은 우리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정규직 하루 일당이 대략 우리 돈 1만 원 정도입니다. (세부 기준 정규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수고에 감사한 마음에 건네주는 팁은 큰돈이구나 생각하시죠~
맞습니다. 당연히 작지 않은 돈입니다.
‘팁과 급여를 모아서 집도 사고 옷도 사고 아플 때를 대비해서 저축도 하고….’
당연히 이렇게 생각하실 테죠
하지만 우리가 팁을 많이 주던 적게 주던 우리가 주는 팁은 이들의 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필리핀의 물가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이유가 있지만 우선 필리핀에서 판매되는 공산품, 생필품은 90% 수입품입니다.
지정학적으로 섬으로 되어 있는 나라이다 보니 해운 또는 항공으로 물류가 이동되므로
높은 운송료가 추가되죠,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일전에 제가 올려 드린 물건값 조사를 모시면 아시겠지만 상상 이상이 물가 속에서
이들은 생활이 아닌 생존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예로 한 가지만 들어 드리면 샴푸가 한통에 14,500원 정도입니다.

그럼 계산을 한번 해 볼까요?
월급 30만 원… 아닙니다. 대부분 주급으로 받습니다.
그럼 주급으로 7만 5천 원 받습니다.
넉넉하게 생각해서 1주일간 팁을 5만 원 받았다고 가정하면 125,000원이 주 소득입니다.
월급으로 생각해 보면 50만 원입니다.

그럼 여기서 지출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집세 내야 합니다.
식사비 지출 해야 합니다.
보통 4명 정도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합니다. (공립학교는 학비가 무료이지만 교복과 학용품,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은 구입해야 합니다.
일터에 다녀올 교통비가 필요합니다.
옷도 사서 입어야 합니다.
비누, 샴푸, 빨랫비누 등 생필품 사야 합니다.
과연 50만 원으로 기본 다섯 식구가 한 달을 사는 것이 넉넉할까요?
만일 저 라면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저축이 의미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 일해서 모은 돈 중에 이를 악물고 2만 원을(800페소) 모았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8만 원(3200페소), 이걸로 외식은 고사하고 어지간한 브랜드 운동화 하나도
살 수 없는 돈입니다., 차라리 돈 생길 때 먹고 싶은 것 사 먹고, 마시고 싶은 것 마시고
그렇게 사는 편이 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즐겁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것보다 더 큰 이유가 있지만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이건 그때를 빌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팁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동안 누군가 팁을 많이 줘서, 또는 누군가 정에 이끌리고 사업이 너무 잘돼서 임금을 많이 줘서 이들의 행실이 나빠진 탓이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종종 한국 여행자 커뮤니티에 이런 글을 봅니다.
‘우리가 주는 팁이 이 사람들한테는 큰돈인데 누군가 팁을 많이 주고 일당을 더 주는 바람에 돈 맛을 알아서 이 사람들이 돈을 더 밝힌다., 그러니까 우리끼리라도 상식적인 선에서 금액을
정해서 팁을 주자!!’

만일 이렇다면 이 사람들이 “헉!! 죄송합니다. 그럼 예전처럼 받을게요~ 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돈을 훔치거나 터무니없는 일을 저지른 직원은 해고하고 다시 쓰지 않으면 되듯이, 터무니없는
요구에는 그냥 외면하시고 이용하지 않으시면 그만입니다.

그렇게 하시더라도 위에 설명드렸던 이야기를 생각하시고, 이럴 수밖에 없는 이들의 상황, 그리고 이러는 이유를 이해하시고, 생각해 보신다면 그래도 좀 더 불쾌하지 않게 이들을 보시게 될 것이고 여러분의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더 즐거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적어 봅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지극히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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