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조용히 전하는 마음~♡
희연은 이제, 조금은 가까워진 영한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카페 문을 열고 그를 기다리는 시간은 작은 설렘으로 다가온다.
콧노래를 부르며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잔잔하게 번지는 그의 미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녀는 문득 대학 시절의 첫사랑이 떠오른다.
같은 과 친구로 만나 이성으로 다가왔지만,
끝내 고백 한 번 하지 못한 채
그녀의 마음속에만 남아 있던 첫사랑—
희연은 자신의 이야기로 창작 소설을 써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글짓기 대회에서 수상을 했고, 출판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소설을 쓰지 않았다.
가끔 에세이를 쓰며, 혼자 조용히 글을 이어갈 뿐이었다.
이번에도 아무 말 없이 끝나버린다면
그녀의 청춘은 너무 슬플 것 같았다.
그래서 이번엔, 그녀도 용기를 내기로 했다.
함께 영화라도 보러 가자고—
조심스럽게 데이트를 신청해 볼 생각이다.
생각만 해도 볼이 빨갛게 달아오르고 심장이 콩닥거린다.
오늘은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까.
그녀의 머릿속은 바쁘게 움직인다.
창밖의 날씨는 겨울답게 잔뜩 흐려 있다.
눈이라도 오면 좋을 텐데—
가벼운 한숨을 내쉬며 오픈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딸랑—’
습관처럼 출입문 쪽으로 시선이 간다.
‘어? 이 시간에… 오픈 첫 손님인데 벌써?’
영한이었다.
카페를 연 지 두 달 가까이,
그는 늘 평일 오후 두 시쯤에 와서 작업을 하곤 했는데
오늘은 오픈한 아침 시간에 나타난 것이다.
오늘은 창가 자리에 앉지 않고
곧장 카운터로 다가온다.
환하게 웃으며 그가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네, 오늘은 일찍 오셨네요.
어디 외출하시는 길이신가 봐요.”
“오늘 외부 일정이 있어서요.
테이크아웃 하려고요. 마시던 걸로 주세요.”
오늘은 카페에 머물지 않고
곧바로 떠날 거라는 생각에
희연의 마음속에서 작은 한숨이 새어 나온다.
“날이 추운데 감기 조심하세요.”
조금은 더 친근한 목소리로,
그녀는 커피를 건네준다.
“희연 씨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그는 출입문을 열고 사라진다.
커튼이 쳐진 창 너머로
그의 모습이 완전히 보이지 않을 때까지
희연은 그 자리에 서 있다.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한 걸까.
영한은 사라지기 직전,
고개를 살짝 돌려 다시 한번 가볍게 인사를 한다.
‘무슨 일정이 있는 걸까…?’
카페를 연 이후 두 달 동안
거의 매일 같은 시간에 와서 작업하던 그였다.
그동안 번역하던 책이 완성되어
출판사에 가는 길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다른 일정이 있을 수도 있고—
희연은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아직 아무도 없는 카페의 창가 자리,
그가 늘 앉던 자리에 앉는다.
그가 마시던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한 모금 마시며
창밖을 바라본다.
금방이라도 눈이 쏟아질 것 같다.
오늘따라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저녁이 되었지만 손님은 없고,
희연은 오늘은 조금 일찍 마감을 하기로 한다.
그가 없는 카페는
왠지 모르게 더 쓸쓸하다.
어느새 커져버린 그녀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창밖에는 하얀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아… 눈이 오네.
이런 날, 눈길을 같이 걸을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생각에 잠겨 있던 순간,
그녀의 앞에 그가 서 있다.
출입문을 여는 소리를 듣지 못해
희연은 깜짝 놀란다.
“아, 놀라셨죠?”
영한이 멋쩍게 웃는다.
“집에 가는 길인데,
희연 씨 생각이 나서 붕어빵을 사 왔어요.
같이 드실래요?”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한다.
“붕어빵 좋아하는데, 감사합니다.”
눈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며
함께 붕어빵을 나눠 먹는 두 사람 사이에
붕어빵 속 달콤한 단팥처럼
은은한 설렘이 커피 향을 타고 흐른다.
그녀의 마음이, 그에게 닿은 걸까.
조용히 흘러가는 사랑이란
어쩌면 이런 모습일지도 모른다.
7편. 설레는 저녁 데이트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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