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나를 위로한 노래, 다시 걷는 글쓰기의 글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생각하며
글을 써본다.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그대 폭풍 속을 걷고 있을 때
비바람을 마주해야 할 때
불빛조차 보이지 않아도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두려움 앞에서 하늘을 보아요
외로운 그대여, 걱정 마요
꿈꾸는 그 길을 또 걷고 걸어요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이 노래는 CCM이다.
‘Contemporary Christian Music’, 즉 대중 기독교 음악이라는 뜻이다.
가사에서 보듯 신앙이 없는 분들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대중가요 같은 느낌이다.
아마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노래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그것 역시 유명한 CCM이다.
나는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신앙색은 띄우지 않기로 했다.
심리학, 철학 중심의 글과 나의 창작 글을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블로그에서 종교, 정치, 교육은 자칫하면 의견이 달라 논쟁이 될 수 있는 주제이기에 피하는 게 좋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주제를 명시하고 운영한다면, 관심 있는 분들이 모이니 괜찮겠지만, 나는 ‘창작 블로그’라는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신앙적인 글은 거의 다루지 않았다.
그래도 내 인생의 책 **『천로역정』**을 리뷰할 때는 판타지 모험소설적인 요소를 강조해 올렸는데, 생각보다 이웃님들의 반응이 좋았다.
또 나의 판타지 모험소설 **『기억의 조각을 찾아서』**를 완결하며, 작품 속 세계관과 인물 설정에 신앙의 요소가 들어갔다고 밝혔을 때도 독자들은 오히려 그 설정을 흥미롭게 받아들여 주셨다.
그렇게 나는 가끔씩 나의 신앙관을 글 속에 살짝 녹여 보았다.
오랜 이웃님들은 부담 없이 대해 주셨고, 어떤 분들은 비댓으로 자신이 가진 신앙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해 주셨다.
나는 언젠가 지금의 블로그와는 별도로, 신앙시나 신앙소설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공간을 운영하거나, 출판 작가로서 그 길을 가보고 싶다는 꿈도 있다.
이번 신춘문예 응모작 중 하나도, 대학 시절 내가 어떻게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되었는지를 모티브로 쓴 작품이다.
그런 내가 8월부터는 블로그 소통으로 지쳐 잠시 다른 플랫폼을 기웃대다 인스타그램과 스레드를 시작하게 되었다.
무엇이든 시작하면 열정을 쏟는 성격이라, 순식간에 팔로워가 늘었고 반응도 좋았다.
매일이 즐거웠다.
처음엔 스레드가 친근한 ‘작가 수다방’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술자리 사진, 모임 2차 사진, 여행 이야기, 직장 이야기 등 사적인 내용이 많아지면서 점점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물론 좋은 글귀, 명언, 아름다운 사진도 많았고, 그 덕분에 시상을 얻어 시를 쓰기도 했다.
브런치 작가님들과도 교류하며 서로 구독을 주고받는 재미도 있었다.
하지만 좋은 점보다 ‘팔로워 수’와 ‘인기’에 집착하는 분위기가 나를 점점 힘들게 했다.
진심 어린 글보다 반응을 위한 글들이 많아지고, 그것이 나의 글쓰기 방향에도 영향을 줄까 두려워졌다.
지난주, 나는 하루 종일 스레드를 하지 않고 글쓰기에 집중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올린 뒤, 평소처럼 CBS 라디오를 들었다.
그날 방송에서 들은 멘트와 짧은 노랫말 두 개를 스레드에 올렸는데, 그게 문제가 됐다.
처음으로 신앙적인 색이 살짝 드러난 글이었는데, 댓글로 각각 한 명씩 반대 의견이 달린 것이다.
그중 한 분은 4줄짜리 내 글에 20줄 넘는 반박 댓글을 달았다.
순간 너무 충격을 받아 바로 ‘숨김’ 기능을 썼다. (스레드에는 댓글 삭제 기능이 없다.)
그 외 10명 이상의 분들은 좋은 댓글을 남겨 주셨지만, 그 한 줄의 불편한 댓글이 내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날 이후로 스레드를 잠정적으로 그만두기로 했다.
2,200명의 팔로워, 두 달간의 글, 시, 일상, 그리고 수많은 대화들이 한순간에 추억이 되어 버렸다.
스레드 팔로워 2,000명과 블로그 이웃 1,000명을 동시에 달성하며 행복했던 순간,
브런치 작가가 되었을 때 200명이 넘는 스친들이 축하 댓글을 남겨주던 그날,
그 모든 기쁨이 이제는 멀게 느껴진다.
스레드를 안 한 지 고작 3일인데, 한 달은 지난 듯한 기분.
다시 혼자가 된 듯한 기분.
친한 이웃님들이 스레드에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며, 나만 떨어져 나온 것 같은 허전함.
“처음부터 스레드를 하지 말 걸.” 하는 후회.
8월 블태기 때, 그저 독서와 산책으로 나를 다잡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
그런 밤에 이 노랫말이 나를 위로해 준다.
“불빛조차 보이지 않아도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이제 다시 2월,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던 마음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때처럼 글쓰기가 나를 위로하고, 외로움을 달래 주던 그 시절의 마음으로.
나는 엄마를 잃은 슬픔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 후 수많은 시와 소설, 에세이를 썼지만, 여전히 밤이면 엄마 생각에 울곤 한다.
“꿈꾸는 그 길을 또 걷고 걸어요
그대 혼자 걷지 않을 거예요.”
나는 뛰어난 필력도, 대단한 재능도 없을지 모른다.
평생 수학 선생으로 살아온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건 지나친 욕심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꿈을 꾼다.
“두려움 앞에서 하늘을 보아요
외로운 그대여 걱정 마요.”
이 노래가 나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준다.
지난 6월, 비 오는 밤 차 안에서 용혜원 작가의 글을 읽으며 엉엉 울던 그날처럼,
지금도 나는 마음으로 조용히 울고 있다.
책이, 글쓰기가, 그리고 음악이 나의 친구가 되어 주어
참 감사하다.
나는 다시 혼자 걸을 것이다.
사색과 통찰이 있어야 더 깊은 글을 쓸 수 있다.
소통도 중요하지만, 글쓰기의 밑거름은 독서와 사색이다.
오늘 이웃님의 글에서 본 문장이 마음에 남는다.
“글쓰기의 밑거름은 독서와 사색, 그리고 소통이다.”
우선순위가 바뀌면 안 된다.
나는 소통에 밀려난 독서와 사색을 다시 찾을 것이다.
다시 혼자가 된 듯한 고독함 속에서도,
나는 묵묵히 작가의 길을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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