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문학소녀의 꿈♧
흘러가는 강물에 추억을 담고
2편. 책을 사랑한 소녀
나는 책을 좋아했다.
글자를 배우기 시작한 어린 시절부터 책을 좋아했다.
학교에서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 100점을 받으면,
숨이 차도록 달려와 아빠 품에 안기던 꼬마.
그게 바로 나였다.
나는 글자를 너무 좋아하는 아이였다.
어릴 적 한 달에 한두 번쯤, 출판사 아저씨가 집에 찾아오셨다.
그러면 아빠는 매번 전집을 사주셨다.
한국 전래 동화, 세계 명작 동화, 한국 위인전, 세계 위인전, 백과사전….
책장이 점점 가득 차갈수록 마음도 부자가 되는 기분이었다.
한 살 터울의 오빠는 공부는 잘했지만 책을 좋아하지 않았다.
두 남동생은 공부보다 게임을 즐겼다.
아빠가 사주신 많은 책들은 자연스럽게 내 몫이 되었다.
엄마는 책을 좋아하셔서 함께 소설책도, 만화책도 읽었다.
무던하고 말씀이 적으셨던 엄마와 나란히 책을 읽던 기억은
지금도 내 마음을 따뜻하게 덮어준다.
아빠가 사주신 책들은 겉장이 해질 때까지 읽었다.
책 속의 세계는 어린 내게 신비로운 우주 같았다.
아빠는 친척이 거의 없었고, 위로 형님 한 분이 계셨다.
방학이면 아빠 손을 잡고 서울 큰아버지댁에 놀러 가곤 했다.
자상하고 다정했던 아빠와 달리, 큰아버지는 조금 엄하신 분이었다.
그래도 나에게만큼은 늘 따뜻했다.
사촌들이 밥을 남기면 꾸중을 들었지만,
내가 남기면 “여자는 음식을 조금 가려 먹는 게 좋아” 하시며 웃으셨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나는 혼자 큰아버지댁에 2주일 넘게 머문 적이 있다.
그해 겨울은 유난히 추워 외출도 거의 하지 못했다.
마침 큰아버지께서 새로 사 오신 한국 단편문학 전집이 있었다.
나는 그 2주 동안 전권을 다 읽어버렸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동인의 〈배따라기〉,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국어책에서 이름만 보던 작가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읽었다.
책에 몰두한 나를 보며 큰아버지는 미소 지으셨다.
“넌 책을 좋아해서 참 좋구나.”
그 한마디는 지금까지도 마음 깊이 남아 있다.
아빠와 큰아버지 덕분에, 나는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 책들이 내 인생의 자산이 되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추리소설에 빠졌다.
셜록 홈스 시리즈, 괴도 루팡,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들….
그 속에서 상상력과 추리력을 키워갔다.
나는 책을 사랑한다.
그래서 책을 잘 쓰는 작가님들이 늘 존경스럽다.
올해 나는 블로그를 시작하며,
평생 수학 공부만 하던 삶에서 글쓰기로 나아갔다.
소설을 쓰고, 시를 쓰고, 그렇게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아직은 온라인 작가이지만,
언젠가 반드시 출판 작가가 되어
나처럼 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싶다.
이 밤, 또다시 소망을 빌어본다.
하늘에서 흐뭇하게 지켜보실 아빠, 엄마, 그리고 큰아버지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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