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님, 즐기라더니… 제 통장만 요동칩니다”
"여사님, 오늘은 어디로 출타하십니까?”
출근 준비를 마친 남편이 괜히 부러운 눈으로 한마디 던진다.
나는 집에 있을 예정인데, 어쩐지 대단한 일정이 있는 사람처럼 현관에 서 있다.
요즘 남편은 집에 있어도 ‘출근 중’이다.
낮에는 직장, 밤에는 핸드폰.
퇴근 후에도 또 다른 출근을 한다.
행선지는 뉴욕, 나스닥, 그리고 끝없는 차트의 숲.
매주 남편이 쉬는 목요일이면 아침부터 우리는 바빴다.
가볍게 짐을 챙겨, 낯선 도시로 훌쩍 떠나곤 했다.
요즘은?
목요일 = 차트 확인 + 심장 쫄깃 체험의 날.
결국 사단의 시작은 하나다.
이놈의 불장!!!
오늘은 목요일.
일단은 평화롭게 시작했다.
같이 운동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오늘은 좀 여유롭게 쉬자” 하던 찰나.
남편이 슬며시 다가온다.
낯빛이 수상하다.
“여보, 돈 있으면… 지금이 기회야.”
아, 저 표정.
사랑 고백이 아니라, 매수 타이밍이다.
안 넘어가려고 했다.
정말이었다.
하지만 내 안 어딘가에서 속삭인다.
“다들 번다는데......너만 가만히 있을 거야?”
결국, 덜컥.
그리고 그 이후
내 인생 그래프는 아름답게......
쭉—
쭉쭉—
쭉쭉쭉—
떨어진다.
나는 분명 빨강을 원했는데
현실은 온통 파랑.
이쯤 되면 감정도 파랑이다.
오늘은 목요일.
원래는 설레야 할 날인데,
매수 버튼을 누른 순간부터 공기가 달라졌다.
순식간에 블루데이다.
조금 많이 우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