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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시 Apr 18. 2024

'막입'이 쓰는 음식 에세이

여는 글


나는 일명 '막입'이다.

음식에 대한 호불호가 별로 없고 미식에 딱히 고집도 없다. 어지간한 음식은 다 맛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그저 양이 많을수록 좋고, 저렴할수록 좋고, 웨이팅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하지만 그렇게 취향 없는 것 치고 먹는 행위 자체는 아주 즐기는 편이다. 나는 뭔가 입에 들어오면 바로 직전에 일어난 일도 금방 까먹어 버리곤 한다. 입에 닿은 자극에 금세 신경이 쏠려버리는 탓이다. 덕분에 기분 전환이 잘 된다. '먹기'는 아주 쉽고 빠르게 내 기분을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함께 먹는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좋은 거 더하기 좋은 거, 기분 최상이다! 

그렇기에 나는 음식에 대한 즐거운 기억이 많다. 어떤 음식만 마주하면, 누군가의 얼굴이 눈앞에 둥실 떠오르고 씨익 웃음이 난다. '어떤 맛이 너무 좋아서' 꼭 다시 먹고 싶은 음식은 없지만, '함께 먹으며 행복했던 추억 때문에' 또다시 먹고 싶어 지는 음식은 많다.


이번 에세이에는 그 기억들을 담았다.

명색이 음식에세이지만, 입맛을 다시게 하는 화려하고 적확한 맛표현 같은 건 없을 것이다. 말했다시피 나는 '막입'이니까. 하지만 '추억'이라는 맛있는 조미료를 팍팍 쳤다. 아마 눈으로 먹기에 충분한 맛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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