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과 나 사이

<문장을 통해 나 들여다보기> 3.

by eend

24시 콩나물 해장국집에서 해장국을 먹었다. 내가 수란을 바로 해장국에 넣어 풀자 맹지가 질색을 했다. 수란 하나를 더 시킨 맹지는 내게 수란 먹는 방법을 하나 더 알려주었다. 맹지를 따라 수란이 담긴 그릇에 김 가루를 넣고 국물을 조금 덜어서 섞은 뒤 맛을 보았다. 그렇게 먹으니까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 예소연 <사랑과 결함> 중 '우리 철봉하자' 중에서 p. 31 -



Q. 나는 나만의 방법을 고집하는 사람인가?

자신만의 방법을 고집하는 것이 때론 무모하다고 말할 때가 있다. 하지만 타인의 방법이나 말, 의견을 받아들이는데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게 무모함이 아니다. 가끔 고집이 세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정작 고집이라고는 전혀 없는 경우일 지도 모른다.

이것은 누군가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안받아들이고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낯선 것에 대한 경계가 심한 것일 수도 있다. 사람에 대한 두려움, 혹은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접고 타인의 생각을 받아들이는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법이다.


석주는 사람에게서 받은 상처가 커서 그것을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선택했던 것 같다. 하지만 맹지를 통해 조금씩 다시 사람에 대해서 믿음을 가지려고 첫 발을 내딛는 용기를 내어보려고 한다.

'수란의 고소함'은 석주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따뜻하고 고소하고 맛있을 것이다. 그 용기가 누군가에게는 아주 쉬운 일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마어마하게 용기를 내어야 하는 일일 수 있다는 것, 그것을 배워나가는 것이 바로, 관계인 듯 하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두려움이 앞설 때가 많다. 그것을 그냥 고집이라고 치부해버리는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좀 더 유연성을 지닌 어른으로 자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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