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과 나 사이

<문장을 통해 나 들여다보기> 4.

by eend

선택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개념의 폭이 넓은지를 화두로 정해놓고 스스로 놀라고 있다.

우리는 살면서 매 순간 선택을 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선택이라는 것을 분류해서

조금 더 구체화 해보기로 한다.

첫 번째는 일상의 선택.

두 번째는 라이프스타일의 선택.

마지막으로 인생의 선택.

<임경선. 나 자신으로 살아가기> 중 '삶의 선택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중에서....P.143



"엄마, 내가 수술하자고 했어. 엄마가 이렇게 힘들어할 줄 모르고, 내가, 내가 수술하자고 했어."

수술실에서 나온 엄마를 보고 내가 처음 한 말이었다.

얼굴부터 온 몸이 퉁퉁 부어 있는 엄마를 보면서 내가 우리 엄마를 너무 고통스럽게 한 건 아닐까?

엄마를 두 번 죽이는 일을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아닐까? 너무 많이 혼란스러웠고, 사람이 이렇게 부을 수도 있구나를 중환자실을 갈 때마다 생각했다.

'엄마, 미안. 너무 힘들지. 그래도 나는 엄마가 좀 더 보고 싶어. 엄마가 우리 곁에 좀 더 있으면 좋겠어.'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지고, 엄마의 붓기가 어느 정도 사라지고, 엄마와 같은 수술을 한 사람들이 조금씩 차도를 보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까지 나는 계속 엄마가 너무 힘들까봐 전전긍긍했었다.(2023.8.)



2년 2개월...퇴근을 하고 매일 저녁 엄마를 보러 가면서 엄마를 만질 수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2년 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할 때, 의사에게 말했다.

"제가 수술을 하자고 하는 바람에 엄마가 너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는 마음이 아팠겠지만 엄마에게는 그때 보내주는 게 맞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말도 못하고 저렇게 힘들어하는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나는 매일 엄마를 보고 사람들을 만나도 그 속에서는 잘 울지 않는다. 그런데 의사를 만나고 엄마와 관계된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나서 참을 수가 없다. 엄마의 상태가 어떤지를 가장 잘 아는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내 마음을 이해해 줄 것 같아서일까...

엄마로 인해 처음 마주한 의사 앞에서 얼마나 울었을까? 나의 그 시간을 오롯이 지켜봐 주던 의사는 한 마디 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모든 순간의 선택이 그 당시에는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누구에게나. 그러니 그 당시에 따님이 한 선택은 그 순간 최선의 선택이었어요. 그것을 의심하거나 미안해 하지 마세요. 지나고 나면 그것이 안타까울 수는 있지만 그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닐겁니다. 그순간 최선의 선택이었을 테니..."


'선택'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면 나에게 연상작용처럼 떠오르는 장면이다.


엄마와 함께 더 있고 싶은 마음에 한 선택은, '엄마를 보는 고마움과 엄마의 아픔을 지켜봐야하는' 대가가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하고 고스란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쩌면 나는, 엄마를 보내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시간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마음의 준비가 가능한 것이 있고

가능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 것을

지금은 배워가는 중이다.


때론 배움이 너무 나를 아프게 한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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