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 문장으로 나 들여다보기> 7.
'사진을 찍어보고 싶다'
'춤을 배워보고 싶다'가 아니라
하필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나한테 글쓰기가 필요하고 또 내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세요.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쓰는 사람이 완벽해지려는 노력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봅니다.
<은유의 글쓰기 상담소> 중 혼자가 주저한다면...(p.25)
<나 들여다보기>... 다시 원고를 마주하며...
그러고 보니 '하필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쓴 적은 없다. 차라리 나는 '춤을 배워보고 싶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쪽이었지...
그런데 왜 지금은 이렇게 글을 쓰겠다고 하고 있을까? 모두가 글을 쓰는 각자만의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누군가의 '글 한 번 써보죠?'라는 말에 솔깃해서 시작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혼자 끄적이는 정도, 나의 일상을 일기에 적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던 나에게, 글을 쓰라고 한 이유는 순전히 하브루타 때문이었다.
무엇인가에 집중해서 10년 가까이 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생각한 계기이기도 했다. 하나의 분야에 이렇게 꾸준히 하고 있는 것도 처음이거니와 이제 내가 가진 것들을 한 번 쯤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겁도 없이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쓰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읽고 나서는 그것을 내것으로 만들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후다닥 써질 것만 같던 생각들이, 막상 글로 옮기려니 쉬운 일이 아니었고, 강의할 때의 말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된다는 생각들이 벽을 만나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잠시 접어두었다.
그렇게 2년이 흘렀다.
2년 만에 본 원고는 다시 고쳐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나의 수업은 여전히 진행형이니 그 때 쓴 글들을 조금만 수정하면 될 줄 알았다. 오산이었다. 다시 꺼내본 원고는 지금 이 시기에 맞지 않았다. 처음부터 다시 써야했다.
2년이란 세월을 묵혀둔 만큼, 그 원고는 빛이 바랬다. 하지만 그것은 나만 알고 있고 나만 가지고 있는 나의 첫 글이다. 시간이 더 흐른 뒤에 다시 꺼내보면 지금과는 또다른 느낌이겠지?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시간도 있는 것이라 생각하고, 또다시 나의 폴더에 저장해 둔다.
무엇보다도 한 권 분량의 글을 완성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 2년 전에는 누군가의 권유로 쓰기 시작했다면, 지금은 내가 필요하고, 내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 되었다는 것. 그것은 아주 큰 변화이다. 그 변화에 이젠 맞장구를 치면서 신나게 써 나가고 있다.
라이팅 테라피가 있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나의 글을 완성해 보고 싶어서 '글쓰기 크루'라는 이름으로 시작을 했으니 말이다. 끈기가 부족했던 나에게 남편과 함께한 '새벽 글쓰기 크루'는 나에게 '그냥 쓰게 만드는' 아주 달달한 당근이면서 채찍이었다.
그러고 보니 혼자 쓰다가 주저했던 그 순간, 그냥 잠시 접어두었던 것이 지금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버리지 않고 잠시 접어뒀던 것이...
완벽한 사람이 쓰는 게 아니라, 내가 나의 글을 완성해보고 싶어지는 노력을 해보고 싶어졌다는 것, 그것이 가능하도록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