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하루가 간다는 것
나는 그것을 힘들게 배웠다
올해도 거진 다 지나갔다
돌팔이의 영혼에서 일 푼,
지나간 한 해를 덜어낸다
아니, 수고롭지 않다
죽지 못해 사노라면
떡국 한 그릇, 칠면조 한 그릇이 즐겁다
의식 따위야 아무렴,
거듭하다 보면 백 번쯤엔
나라는 걸거침도 지나가고 없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난방을 틀지 않았구나
연료는 남아있는 모양이다
당연한 일이 아니었나?
그걸 알아보는 참이다
나는 수고롭지 않겠다
그러니 부디, 새해엔
겁대가리를 상실하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