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건너에 성이 있다
그리고 두개골 내벽을 타고 가는 생각이 있다
생각은 닫히지 않는다
궤도가 없는 궤적,
언젠가 두개골의 안쪽을 채울 그 생각을
우리는 오비탈이라 부르자
이것은 궤변이다
머릿속을 헤엄치는 게 오롯이
0과 1의 신호들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멈추지도 떠나지도 않으면서
가다 서다, 0과 1을 반복하는 그 무수한 불안함들이 오로지
하나의 세계선으로 떠오르는 이것은 어인 일인가
걸음걸이도, 대가리도 흔들거리는 우리를
우리들은 언젠가 오비탈이라 부르자
궤도가 없는 우리들,
흔들리는가? 강물에 흘려보낸들 생각들이란
도무지 닫히질 않는다
강 건너에 성이 있다
높은 확률로, 아무도 살지 않는
멈추지도, 떠나지도 않음서 0과 1을 반복하는 저 스카이라인들과,
두개골의 안쪽을 타고 가는 전기신호들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갖은 궤변들과
있다가도 없는 그런 궤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