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간격 전철 한 대,
잡아타려 달리고 보니 머리가 아팠다
알코올인지, 만성 수면 부족 탓인지,
모르고 달린 거리는 새벽 3시 뉴욕
텅 빈 거리, 신이 없는 신전,
누워 잠을 설치는 사람들, 그리고
밤을 새고 말까 고민하는 사람 - 우리는 얼마나 다른가 - 빨갛고 파란 불 만큼?
그래서 건넜다, 빨간 불에 텅 빈
횡단보도를 대각선으로도 가로질러도 좋을 것 같은 새벽 3시,
퇴근길, 소주 7/4병에
모국으로 돌아간 이들을 문득 떠올린다 오늘은
하필 n달 만에 가장 길게 웃은 날, 웃지 않고 돌아가는 길,
비자가 나오지 않아 돌아간 그들을 떠올린다 만약에
돌아갈 곳 없었더라면 그들도 어쩌면 만약에
예서 오늘은 나와 함께 잠을 설쳤을까
우리는 얼마나 다른가 - 배 부른
나는 죄책감을 풀어놓는다, 늘 그렇듯
텅 빈 거리에 봇짐이 버거운
사람처럼 모든 웃음이 죄스러운 남자는
편의점의 비밀을 오늘 봤다 - 새벽 3시 경에 채워지는 신전들이여,
우리는 대체 얼마나 다른가 - 새벽 3시,
편의점을 채우는 사람들 그리고
노변 트럭에 불을 넣는 노점상들 그리고
보도블럭 위에서 잠을 설치는 사람들, 그리고
죄 속을 하염 없이 걷던 남자의 글이
지하철, 한산한 새벽 3시 속, 몇 시간쯤 밀린 채
시작되는 목요일, 저녁 식사를 하는 아저씨
휘젓거리는 그의 투고 용기 속에서
된통 뒤섞인다
새벽 3시와 새벽 4시 사이엔
허드슨 강이 하나 있다 그 강을 건너는 십수 분,
캄캄한 뱃속에 소주 1.75병씩 출렁거리고
덜거적거리던 둘, 하나는 바닷속, 하나는 아마도 침대 속,
치졸한 소주 각 7/4병은 녹아 없어지고 있으되...
지하철에서 소수점과 가분수 사이를 지끈거리는
마침표, 마침표를 잃고 덜컹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