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내가 누구인지조차 모를 때가 많다.
제주도에서 낭만적으로 살겠다고
다짐하며 살아가다가도,
어느 순간 갈대처럼
마음이 또 아닌 것 같아 흔들린다.
한때는 무조건 직장을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또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진짜 내가 원하는 건 뭐지?
길을 가면서 생각은 수없이 바뀌고,
또 바뀐다.
그래서
멈춰서 잠시 생각해 본다.
혹시 내가 너무 거창하게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사실은 이 길을
그저 내 의미로 살아가면 되는 건데.
“내가 어딘가에 도착하지 않아도 괜찮다.
그저 걷는 나를 좋아하려 한다.”
-김이나
‘저 길 끝에 과연 뭐가 있을까’
‘그 풍경이 정말 내가 원하는 모습일까’
그런 생각에 사로잡혀
걸음을 주춤주춤 걷는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에 집중하고
몰입하고
즐기며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게 아닐까.
6개월 뒤, 1년 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는
지금은 알 수 없다.
그래도 그냥,
터벅터벅 걷는 이 자체만으로도
감사해하며
발길 닿는 대로
걸어가 보려 한다.
“길이 없어 보여도 걷다 보면 길이 된다.”
-루쉰
분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 발걸음이 곧 하나의 길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