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는 언제 이룰 거야?

by 행북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결혼을 한다.

청첩장을 건네주기 위해

서울에서 일부러 지방까지 내려온다고 했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두 모였다.

20년 지기 친구들.


이젠 각자 결혼하고,

아이도 있다 보니

다 함께 모이는 일 자체가 드물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만나기만 하면

초등학생처럼 장난치고 깔깔 웃었는데,

지금은 육아에 지쳐

다크서클이 광대뼈까지 내려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꽃은 끊임없이 피어난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마음을 읽는 사람들.


20년 동안 곁에 있어준 친구들.

생각할수록,

그 존재 자체가 참 고맙다.


이야기가 한창 무르익던 중,

한 친구가 묻는다.


“경제적 자유는 언제 이룰 거야?”


아, 맞다.

내가 그런 말을 했었지.


“나? 45살 전에!”


웃으면서 대답했지만,

부끄러워졌다.

괜히 말이 앞섰던 건 아닐까 싶었다.


평소엔 말하지 않던 목표들인데,

친구들 앞에서

전부터 말했었나 보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 걸어가고 싶었기 때문일까.


“말하지 않으면 책임도 사라진다.

하지만 말하면, 비웃음과 싸우며 나아가야 한다.”

-하버드 감정수업


물론,

이 친구들은 내가 이루지 못하더라도

비웃지 않을 사람들이다.


그래도 왠지 모르게,

‘지켜야지’라는 책임감이

어깨 위에 앉는다.


“조용히 이루는 것이 멋있어 보일 수 있지만,

크게 말해버린 것이

오히려 나를 밀어붙이기도 한다.”

-김연수


생각해 보면,

확언에는 힘이 있다.


말을 내뱉는 순간,

그 말은 내 의지를 증명하는 일이 된다.


자기계발 책에서는

목표는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두라고들 한다.


그 책임이 결국 나를 앞으로 이끈다고.


그런데 나는

늘 반대편에 서 있었다.


소중한 것일수록

말하지 않고 조용히,

결과로 보여주는 게 더 멋있다고 믿었으니까.


그런 내가 이번엔 왜 말했을까.


가슴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끓어올라

어쩌면

더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모르겠다.

하지만 한 번 말한 이상,

이제는 보여줘야겠다.


아이 캔 두 잇.

유 캔 두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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