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나를 보러 자주 오는 후배들을 보면,
대체로 그 후배들은 다른 동료들에게도 자주 찾아간다.
그리고 그 후배는 친구도 많다.
‘어릴 때부터 친구가 많았다면
사회에서도 영향력이 있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며, 뭐든 경험은 쓸모 있겠구나 싶었다.
나도 모두와 잘 지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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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다른 후배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 후배는
자기 바운더리 안에 누군가 들어오면,
그 사람에게 잘해주고
웬만하면 그 안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나 같은 경우는 바운더리가 꽤 넓다.
이곳저곳 다 챙기다 보니,
어떤 한 후배가 서운해하는 게 느껴졌다.
우리 사이가 특별한 존재인 줄 알았는데,
내가 관심을 분산하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느끼는가 보다.
사람을 좋아하는 성격이라서 그런 걸까.
모두와 잘 지내고 싶은
이상한 인정욕구 때문일까.
이제 나이도 곧 40이 다가오는데,
탐구보다는 선택을 잘해서
관계를 좁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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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는,
당신이 누구인지보다 더 중요하다.”
-톰 래터
이 명언을 읽고 나서,
모두에게 에너지를 쓰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고
확인받은 기분이다.
가까이에만 있어도
에너지가 소모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까지 친해지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그렇게 하다가 나 자신이 지쳐버리는 순간이 생긴다.
그래서 마음속 사람들을
상위 그룹과 나머지로 구분하는 연습을 해보기로 했다.
나머지 30%를
상위 그룹인
나에게 정말 중요한 사람에게
에너지를 집중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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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 그룹 (중요하고 에너지를 쓸 사람)
중간 그룹 (필요할 때만 신경)
하위 그룹 (에너지 덜 쓰는 사람)
나의 경우, 상위 그룹이 90%나 있었다.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거나
불필요한 사람까지 상위 그룹에 넣고 있는 상태였다.
상위 그룹 범위를 좁히는 법은 이렇다.
1. 영향력 기준으로 평가하기
나의 기회, 평가, 정서 안정에 직접적으로 영향 주는 사람만 상위 그룹
좋은 사람이라도 영향력이 미미하면 중간 그룹으로 이동
2. 관계 투자 대비 보상 확인하기
내가 쓰는 시간과 마음 대비 돌아오는 것이 거의 없다면, 중간 그룹으로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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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한 사람이 떠올랐다.
20대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시절은 지나갔다는 것을 느낀다.
이제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모두에게 잘하려고 하지 않고,
친절은 하되,
적당히 예의만 지키며
그 에너지를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에게 쓰자.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니,
누구와 함께할지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