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직장에서 눈을 힘없이 뜰 때가 있다.
처음엔 ‘혹시 기분이 안 좋나?’ 싶어
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리액션이 큰 나로서는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생각한다.
다 같이 이야기할 때, 동생은 반짝이는 눈보다는 졸린 듯한 눈빛을 보였다.
왜 그럴까 곰곰이 고민하다
관계가 소중해 검색도 해본다.
그때 이거다 하는 단어가 있다.
젠지스태어.
Z세대, 즉 1995년 이후 태어난 세대가 직장에서 보이는
무표정하고 반응 없는 태도를 뜻하는 신조어였다.
아, 그랬구나.
동생의 행동은 나를 향한 게 아니라, 세대의 특성이었다.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반대 없이 발전은 없다.”
-윌리엄 블레이크
이해라는 말은 때로 불편함을 통해 찾아온다.
불편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깨달음이었다.
무표정을 무례로 단정 짓지 않고,
세대마다 다른 표현 방식을 존중하기로 했다.
나는 늘 눈치를 보고,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 애썼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반짝이는 눈빛과 큰 리액션이 꼭 옳은 것은 아니고,
내 기준으로 세상을 재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배운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