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안으로

어떤 가면을 쓰며 살아가고 있나요

by 행북

“가면을 오래 쓰고 있으면, 결국 그 가면이 진짜 얼굴이 되어버린다.”

-오스카 와일드


계약직으로 오래 지내던 시절이 있다.

평가받는 입장이니 더 많이 배려했고,

늘 웃는 얼굴로 지냈다.


물론 원래도 잘 웃는 성향이긴 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이타적인 태도와 눈치 보는 습관은

내 일부가 되어버렸다.


정규직이 되고 나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긴 세월 가면을 쓰며 살다 보니

그 가면이 곧 내가 된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가면을 벗는 연습을 한다.

정확히, 온전하게 내가 누구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정에서의 나,

시댁에서의 나,

친구들 앞의 나.


우리는 저마다의 상황에 맞춰

알맞은 가면을 쓰고 산다.


생각해 보면,

그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상대를 배려하고 맞추는 과정이기도 하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서할 때, 혼자 여행할 때,

그리고 글을 쓸 때만큼은

가면을 벗은 채

온전한 나와 마주한다.


그 순간의 설렘은 말로 다 담기지 않는다.


나는 이제,

가면은 필요할 때만 쓰되

벗을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가면 너머의 나를 알아가는 순간,

비로소 자유로워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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