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작은 약속이 하나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글을 올리겠다는 약속.
하루에 열 개씩 써야 한다는
약속도 있었다.
오늘은 라식 수술을 받으러 가는 날이다.
한 시간 뒤면 수술대에 누워 있을 것이다.
작은 시술이지만,
돌아보면 40년 가까이 살면서
‘수술’이라는 이름의 경험은 처음이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을 채운 건 수술이 아니었다.
수술에 대한 생각은 5%,
“오늘 글을 어떻게 올리지?”라는 고민이 95%.
1년 동안 매일 쌓아온 습관이
이제는 내 몸을 지배하고 있는 걸까.
어떻게 보면 병원에 가는 게 훨씬 큰일인데,
그보다 글쓰기를 먼저 떠올리는 나를 보니
주입식 교육의 산물 같기도 하다.
즉흥적인 나는 예약 글을 남긴 적도 거의 없다.
늘 지금 이 순간에 흘러나오는 생각을 적을 뿐이다.
씻으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웃음이 나서 글로 남긴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는 것이,
가끔 크게 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다.”
-로버트 콜리어
라식 수술이 무사히 끝나면,
더 맑아진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내 목표를 향해
또 한 걸음 나아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