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보다 움직임

by 행북

나는 눈을 좋아한다.


그래서 아직 첫눈을 못 봤다는 게

아쉬웠다.

지금 가야 할 것 같아서 출발했다.


눈을 보러,

즉흥적으로 강원도로 간다.

다섯 시간이나 걸린다.

멀지만 그래도 괜찮다.


가서 눈이 다 녹아 있어도

상관없다.

보러 가겠다고 마음먹은 순간부터

이미 반은 본 셈이니까.


요즘은

결과보다 과정이 좋다.

도착했느냐보다

움직였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예전에는 체력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서

홍길동처럼 살았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지금은

편한 게 좋아졌고

귀찮은 것도 많아졌다.

그래서 더

내 마음을 그냥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내년에는

조금 더 자주

내 마음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눈이 오든 안 오든,

보고 싶은 걸 보러 가는

그걸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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